[이상훈] ML좌절-'FA족쇄' 못풀었다
기사입력 1998년 02월 10일 15시 43분
결국 자유계약선수(FA)가 문제였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이상훈의 미국시장 공시를 거부한 것은 LG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이상훈을 FA로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FA가 걸림돌이 될 것은 이미 예견됐었다.
사실 이상훈의 미국진출은 한미 협정서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지난달 16일 메이저리그 집행위원회의 법률소위원회가 이상훈의 보스턴 입단을 저지한 것도 작년 일본의 이라부가 뉴욕 양키스로 가는 과정에서 한바탕 몸살을 앓았기 때문에 '입장 정리'를 위해 잠시동안 입단을 보류시킨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1주일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를 통해 확인된 문제는 FA가 아니면 미국에 올 수 없다였다.
팻 코트니 홍보실장은 "이상훈이 FA로 풀리지 않는한 어떤 메이저리그 팀과도 계약할 수 없다"고 말했고 선수노조측도 "어떤 외국 팀이든 선수를 미국으로 보내려면 그 선수에 대한 권리를 포기해야 하는게 아니냐"고 밝혔다.
이에 대해 LG와 보스턴은 ▲다른 구단을 배제하고 독점계약을 한 점과 ▲메이저리그 규정에도 없는 '임대계약'을 걸림돌로 파악,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이상훈의 신분을 확인하는 공문을 보냈다.
여기에도 FA라는 말은 빠져 있었다.
'이상훈은 LG선수이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의사가 있으니 관심있는 구단들은 LG구단으로 연락바란다.'
지난달 25일 메이저리그 사무국 빌 머레이국장이 "FA가 없는 한국의 실정을 감안해 이상훈을 공개시장에 내놓으면 미국행 유보결정을 풀어주겠다"고 말한 것도 허사였다.
결국 이상훈을 비롯한 국내 프로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방법은 ▲소속팀의 동의가 없더라도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 있는 FA제도를 도입하거나 ▲한－미협정을 고쳐 FA가 아니더라도 미국행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밖에 없다.
[전동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