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백대현 3단●김동면 6단
기사입력 1998년 02월 10일 15시 43분
제3보(17∼28)＝미리 밝히지만 이 판은 초반 좌하귀의 정석과정 이후 곧바로 승부가 결정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새로운 길'을 걷고 있는 두 대국자의 어깨가 무겁게 느껴진다.
흑 17은 가장 `힘'을 실은 응수. `가'로 뻗는 것은 백에 어떠한 압박도 주지 못한다. 오히려 백 22, 흑 23, 백 24로 눌려 좌변에서의 행마가 답답해진다. 문제는 여기서 백의 응수가 매우 어렵다는 것. 그 변화가 매우 복잡하고 심오해 사전연구나 확실한 수읽기가 없이는 섣불리 `뭔가'를 결행할 수가 없는 것.
그 `뭔가'란 [참고도 1] 백 1로 급소를 붙여가는 맥점을 구사하는 것. 이어 흑 4 때 백 5로 강력히 젖혀가는 수다. 흑은 6∼10까지 선수로 죈 뒤 12로 붙여가는 것은 23까지 고전이 명백하다.
따라서 흑 12로는 [참고도 2] 흑 1로 2선을 밀고 나갈 수밖에 없다. 흑 5까지 나갈 때 백은 6으로 막아 수상전. 이 수상전이 승부인데 변화가 어렵고 변수가 다양하다는 것. 그 변화가 매우 복잡해 여기선 해설이 불가능하지만 피차 그냥은 잡히지 않는다는 것.
(패 정도로 결말날 가능성이 큼) 그 수상전의 결정권은 흑이 쥐고 있는데, 흑이 수상전을 피해 A로 붙이고 백 B, 흑 C로 넘을 때 백 D로 살고 흑 E로 밀고 나갈 수도 있겠다. 어쨌든 피차 겁나는 싸움임은 분명하다. 그래서 백은 18로 자중했고 흑도 19로 편히 벌려 싱겁게 절충을 보고 말았는데….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