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S] '인기 보름달 두둥실' '누나부대'극성
기사입력 1998년 02월 10일 15시 43분
`S.E.S'.
80,81년생인 소녀 트리오. 지난 8일 서울 등촌동 SBS스튜디오에서 `TV가요 20' 생방송을 할때 방청석 맨 앞자리에 잘돼야 중학생쯤인 더벅머리 소년들이 피켓 파도타기를 하며 `누나 싸랑해요'를 연호한다.
슈(한국외국인학교 10학년·17) 유진(한국외국인학교 11학년·17) 바다(안양예고 졸업예정·18).
그룹 이름만치 이력이 특이해 슈는 일본 태생이고, 유진은 괌에서 자랐다. 유일한 토종답게 바다는 창을 잘한다.
하이틴 소녀들에게 좀 짓궂은 말이지만, 군인들은 이들을 `S.E.S'(에씨에스)로 부르지 않는다. 끝자리 알파벳 `S'를 살짝 고쳐 `X'로 칭한다. 작년초까지만 해도 `배반의 장미'를 부르며 고혹적으로 흔든 `섹시 엄정화'가 군인들에게 최고 인기였는데, 그 인기를 무려 열살가까이 `인하'했다.
"군인아저씨, 아니 군인오빠들이 이제 아주 젊어졌나봐요. 군대에서도 고추장보다 케찹좋아한다니까, 당연히 `우리' 아니에요?". 이들중 언니뻘인 바다의 말.
"요즘 군인오빠들이 귀여운 걸 좋아하나봐요. 나중엔 몰라도 지금 저희들이 섹시하지는 않잖아요?". 약간의 겸손은 들어가 있어도 엄정화에게서 인기이양을 받은 원인을 분석한 귀염둥이 수와 유진의 이구동성이다.
이들의 리드곡 제목부터가 일단 점수를 따고 들어갔다.
`I'm Your Girl'.
이를테면 "저는 당신거예요"라는 건데, 깨물고 싶을 정도로 귀엽고 예쁜 소녀가 이렇게 합창을 하니, 일반인들도 그런데 군인들이 얼마나 좀이 쑤시겠는가.
청순 발랄 새초롬한 용모가 인기에 보탬이 됐지만, 노래도 만만치않다. 오히려 용모때문에 노래가 가려져 고민이다.
`아임 유어 걸'에서 이들은 중간 템포의 코러스를 보여준다. 음폭이 강하거나 세지는 않으나 부르는 기술이 있다. 두번째 곡 `데자뷰'도 마찬가지.
실력을 바탕으로 이들은 앞으로 해외진출도 할 예정. 매니지먼트사인 S.M에서 이미 기획에 착수했다.
국내에서 십대 소녀그룹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들은 좀 다르다. 분명히 `예뻐서 가수한 건 아니다'.
[이준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