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환-고종수] 쉼없이 공수전환 '일개미'로 변신
기사입력 1998년 02월 09일 15시 23분
【시드니（호주）＝본사 국제전화】 `게으른 천재에서 일개미로－.'
월드컵축구 대표팀 윤정환（SK．25）과 고종수（삼성．20）가 달라졌다.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천부적인 능력으로 많은 축구인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으나 적극성 부족으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던 `게으른 천재들'이 `일개미들'로 변신한 것.
월드컵팀에서 윤정환은 게임메이커로, 고종수는 왼쪽과 오른쪽 날개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7일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 이들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중원에서 게임을 리드한 윤정환은 공격에서 수비전환시 적극적인 대인마크로 차범근 감독으로부터 합격점을 받았다.
지난 94년 미국월드컵에서도 발탁된 윤정환이 그동안 결정적인 순간에 중책을 맡지 못했던 것은 수비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 뛰어난 발재간만 믿고 많이 뛰지 않는 악습도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었다.
그러나 올해에는 그라운드에서 서 있는 모습을 거의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
고종수도 마찬가지다.
예측불허의 슈팅과 절묘한 패싱은 세계무대에서도 손색이 없으나 공격에 비해 수비가 너무 약한게 흠이었다.
차범근 감독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재목이다"라고 단언하면서도 그동안 게임 투입을 주저했던 것은 수비 조직력 와해를 걱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종수도 요즘엔 확 변했다.
볼을 받는 의욕이 예전과 달리 능동적이고 수비를 할때도 한동작으로 끝나지 않고 연속적으로 공격수들을 압박하고 있다.
차범근 감독은 "선천적으로 공격력이 뛰어난 이들이 많이 뛴 결과 수비의 약점도 거의 극복하고 있다"며 "앞으로 플레이를 조금만 다듬으면 월드컵 본선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