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감독특명] '진순진 득점력 키워!'
기사입력 1998년 02월 09일 15시 23분
【시드니（호주）＝본사 국제전화】 "득점력을 키워라."
월드컵축구팀의 차범근 감독（45）이 새내기 골잡이 진순진（陳順珍．24．할렐루야）에게 특명을 내렸다.
차범근식 `싹쓸이 인재등용' 전략의 대표작으로 꼽혀온 그가 킹스컵 국제축구대회（1월25∼31일）에 이어 뉴질랜드－호주 전지훈련서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초 2주간의 울산훈련 기간중 5게임에서 6골－4도움을 기록하며 화제를 뿌렸던 진순진은 방콕과 오세아니아주를 잇는 해외원정에서 5게임에 모두 출전했으나 고작 1도움을 올리는데 그쳤다.
플레이 자체는 손색이 없었다. 첫 해외원정임에도 주눅들지 않고 과감하고 위협적인 플레이로 최용수의 4게임 연속골을 뒷받침했고, 팀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차감독도 울산캠프에서와 마찬가지로 진순진에게 "원더풀"을 연발했다.
그러나 기다리던 골은 터지지 않았다. 국제대회에서의 득점은 특히 초년병에게는 대형 스트라이커로 성장하기 위한 촉매와 같은 것.
차감독에 따르면 진순진은 팀플레이에 너무 열중한다는 것. 때문에 찬스가 와도 좀 더 완벽한 위치의 동료에게 건네주다보니 `제몫'을 챙기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 부분이 아직 최용수에게 미치지 못하는 점이라는게 차감독의 진단이다.
진순진의 이런 플레이는 대학（상지대） 3학년때까지 플레이메이커로 뛰었던 전력과 무관하지 않다.
때문에 차감독은 조금 무리하다싶을 정도로 진순진에게 득점사냥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골문이）보이면 무조건 때려라"라는 식이다.
이같은 `노골 행진'이 계속 이어지다간 자칫 아까운 인재를 썩히게 될지도 모른다는게 차감독의 조바심이다.
진순진에 대한 차감독의 `골잡이 만들기'가 과연 성과를 거둘지 기대된다.
[김동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