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사랑방] 삼성 '우째 이런일이' 쉬쉬
기사입력 1998년 02월 09일 15시 23분
◇…막판으로 치닫고 있는 프로농구 정규리그가 6강의 플레이오프 진출과 4강 직행을 위한 각팀들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해프닝도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선 삼성의 센터 스트릭랜드와 관련된 해프닝은 메가톤급입니다.
코트안에서도 재미있는 제스처로 팬들을 즐겁게 하는 스트릭랜드가 원정경기때 유니폼이 없어 출전하지 못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습니다.
스트릭랜드는 지난 7일 나래와의 원주경기에 출전하지 않아 많은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유니폼을 가져오지 않아서 그랬다는 겁니다.
경기당일 일찍 유니폼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어도 1∼2시간내로 유니폼을 구할 수 있었을텐데 그렇게 하지 못한 걸 봐서는 체육관에 도착해서야 알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삼성은 이 사실을 쉬쉬했습니다.
스트릭랜드가 출전하지 않아 이를 이상하게 여긴 기자들이 불참이유를 묻자 김현준 감독은 물론 삼성 프런트들이 모두 "스트릭랜드가 갑자기 배가 아파서 출전하지 않았다"고 이구동성으로 대답한거죠.
스트릭랜드 자신도 "배가 아파서 못나갔다"고 말했다는데 이같은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면 혹시 망신이라도 당하지 않을까 서로 입을 맞춘 듯한 인상이었습니다.
◇…지난 7일 원주에서 벌어진 나래－삼성전에는 5반칙을 저지른 선수가 퇴장하지 않고 30초간 더 뛴 전대미문의 사건도 있었습니다.
삼성 `람보 슈터' 문경은이 그 주인공인데 문경은은 4쿼터 종료 2분전 공격자 파울로 5반칙을 기록했지만 경기운영석에서는 `파울 4개'라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이 때문에 문경은은 코트에 머물러 있었고 경기는 그대로 진행돼 공격권을 넘겨받은 나래 정인교는 3점슛까지 날렸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오류를 발견한 나래 코칭스태프가 격렬하게 항의를 하자 기록석에선 재검토가 이루어졌고 실수가 확인돼 문경은은 뒤늦게 벤치로 물러나는 해프닝을 연출했습니다.
◇…지난해엔 인천 대우 프런트들의 `행운의 빨간 넥타이'가 단연 화제였는데 종반으로 치닫고 있는 올시즌엔 LG 프런트의 `행운의 검정 양복'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검정 양복을 입고 행운을 몰고 다니는 주인공은 LG의 마케팅팀장 김영주 과장입니다.
김과장은 지난달 20일 동양전을 앞두고 검정색 양복을 구입, 경기장에 입고 나오기 시작했는데 우연인지 몰라도 이때부터 6연승을 달렸다는 겁니다.
김과장은 동양전에서 승리한 뒤 다른 옷은 입지 않고 꼭 검정색 양복만 고집했는데 그때마다 팀이 승리를 거뒀고 경기를 직접 보지 않아도 경기가 있는 날에는 검정색 양복을 고집한답니다.
◇…대구 동양이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단 8일 동안 팀의 올시즌 최다연승기록인 5연승을 올릴 수 있었던 데에는 `갓바위 효험'이 작용했다는 후문입니다.
지난달 31일까지 플레이오프 진출 커트라인인 6위에 3.5게임차로 크게 뒤진채 8위에 처저있던 동양은 에이스 전희철마저 발목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습니다.
이 위기에서 동양 박용규 단장과 프런트는 대구 팔공산에 위치한 갓바위를 찾아 매일 치성을 드렸고 이후 전희철을 정상가동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믿기 어려운 5연승을 일궈냈습니다.
특히 동양은 `8일간 5게임'이라는 최악의 스케줄속에서 무패를 기록했는데 동양 관계자들은 "선수들이 구단임원과 프런트의 뜻을 살리기 위해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정신력과 투혼'으로 이를 극복해낸 것 아니겠느냐"고 나름대로 분석을 하더군요.
◇…지난 5일 수원에서 벌어진 삼성_대우전은 대우를 응원하는 오빠부대들이 대거 몰려 어느 팀이 홈구장인지를 가늠하기가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날 우지원 못지 않게 오빠부대를 이끌고 다니는 김 훈이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경기종료 2분여를 남겨놓고 삼성 골밑으로 돌파하다 삼성 수비수의 파울로 몸이 코트 밖으로 튀겨져 나갔는데 하필이면 골대 옆에서 이 경기를 중계하던 KBS TV의 이동 중계카메라 우먼을 덮친（?） 것이지요.
바로 이 순간 행동 하나하나를 절대로 놓치는 법이 없는 김 훈의 팬들은 괴성을 질러대며 이 카메라 우먼에게 질투의 눈길을 보냈고 갑작스레 `아가씨를 덮친' 김 훈은 카메라에 찍힌 가슴을 어루만지며 겸연쩍은 듯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원주 나래의 외국인 센터 제이슨 윌리포드가 수척해진 얼굴에 한숨만 푹푹 내쉬며 미국으로 돌아가겠다는 말을 해 구단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지난 3일 미국 버지니아에 거주하는 외할머니가 돌아가셨기 때문이죠.
미국에 있을 때 외할머니의 극진한 사랑과 귀여움을 독차지했던 윌리포드는 이 비보를 접하고는 눈물을 쏟으며 밤잠도 제대로 못이뤘답니다.
지난주 윌리포드는 심판에게 거친 항의을 해 2게임 연속 테크니컬파울을 받았는데 외조모상으로 그의 심기가 불편해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IMF 한파'속에 LG선수단은 `캘리포니아 특급' 박재헌의 훈훈한 선행으로 따뜻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스포츠조선 선정 12월의 MVP인 박재헌은 지난달 부상으로 100만원 상당의 스포츠용품 상품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박재헌이 이 상품권으로 T셔츠 30여장을 구입, 지난주 팀동료와 구단프런트들에게 한장씩 선물했던 것이죠.
박재헌은 "월간 MVP 타이틀은 올시즌 처음으로 받은 큰 상인데 주위의 도움으로 이같이 큰 상을 타게 돼 그 기쁨을 함께 누리고 싶었다"고 말했답니다.
LG구단의 한 관계자는 "박재헌은 팀의 주장으로 평소에도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면서 "이번에 받은 T셔츠는 액자에 넣어 기념품으로 전시하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더군요.
◇…지난주 현대 다이냇 치어리더들이 훈훈한 미담을 남겼습니다.
8명의 치어리더들은 지난 3일 무의탁 노인돕기 선행으로 매스컴에 알려진 바 있는 구단프런트 남경민 과장과 함께 서울 명일동에 위치한 시립양로원을 찾았습니다.
치어리더들은 양로원에 도착하자마자 주변 청소, 장작패기 등 4시간여 동안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춤솜씨 뿐만 아니라 `일솜씨'도 맘껏 발휘했습니다.
양로원에서 돌아온 그날 저녁 이들 8명은 한결같이 몽둥이로 두들겨 맞은 듯 몸살을 앓았지만 올시즌 정규리그가 끝나기 전 꼭한번 다시 오라는 양로원의 부탁을 흔쾌히 받아들였답니다.
[정리＝이사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