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돈의야구보기] 해외훈련이 좋은 3가지 이유
기사입력 1998년 02월 09일 15시 23분
요즘 야구판은 흥미로운 내기가 한창이다.
따뜻한 남쪽나라로 해외전지훈련을 간 팀과 국내에서 훈련을 하는 팀중 어느팀이 올시즌 좋은 성적을 올리느냐가 내기 대상이다.
현재로는 해외전지훈련을 하는 팀들중 우승팀이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 단연 우세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국 플로리다 브래든턴에서 25일간 훈련을 한 뒤 일본에서 11일 동안 일본 프로팀들과 8차례 연습경기를 벌이는 등 훈련과 실전을 골고루 섭렵할 현대가 가장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또 투수들을 위한 10일간의 괌 전지훈련을 한 뒤 3주동안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차려 투수와 야수의 손발을 맞출 작년 2위 LG도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는 팀으로 점찍고 있다.
25일간 호주에 상위권 도약을 위한 전진캠프를 차린 한화도 비록 29명의 소수 정예들만 훈련에 참여하지만 훈련성과는 상당히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작년 우승팀 해태와 삼성은 투수들만 대만과 일본에 보내 훈련을 할 예정인데 아무도 보내지 않는 OB 쌍방울 롯데 보다 낫지 않겠느냐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사실 과학적으로 분석하면 우리나라와 같은 겨울이 추운 지방의 프로야구단에게 해외 전지훈련은 꼭 필요하다.
우선 환경적인 면에서 볼때 따뜻한 곳에 캠프를 차리는 것은 필수적이다.
사람 뼈의 강도는 섭씨 영하 10도일때 10％나 줄어든다고 한다.
그만큼 잘 부러질 수 있다는 얘기다.
뼈가 손상이 입을 정도면 관절을 비롯한 각종 근육 등은 말할 필요가 없다.
겨울철 등산을 할 때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지 말라는 조언을 하는 것도 바로 뼈나 무릎 관절 등이 상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훈련은 추운 날씨에 적응하기 위해 관절과 인대, 그리고 근육을 풀어주는 장시간의 워밍업이 필요하다.
이와함께 낮시간이 짧아 훈련 스케줄 작성에도 문제가 많다.
다시말해 주훈련보다는 워밍업을 하는 시간이 더 많다는 얘기다.
그러나 따뜻한 곳에서 훈련을 하면 부상을 최소화하고 워밍업 시간을 단축해 본격적인 훈련을 많이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생리적인 면에서도 해외 전지훈련이 단연 유리하다.
생활하기 좋은 적당한 온도에서 운동을 하게 돼 신체의 각기능이 조화롭게 작용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데 최적의 조건이 된다.
더구나 야구는 글러브 방망이 공 등 장비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다른 운동보다 감각을 찾기가 어렵다.
따라서 신체의 각부위가 상호 보완하는 능력을 잃게 되는 낮은 온도에서 운동을 할 경우 과다한 힘의 사용으로 그동안 구축해 놓았던 이상적인 투구나 배팅 자세 등을 흐트릴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심리적인 면에서도 해외전지훈련이 주는 효과는 크다.
국내에서는 지루한 환경으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질 수도 있으며 매너리즘에 빠져 통상적인 훈련효과 밖에 기대할 수 없다.
그러나 해외 전지훈련은 다른나라라는 환경의 변화로 기분전환을 이룰 수 있으며 꼭 이루고 말겠다는 동기도 유발돼 선진 기술 습득은 물론 훈련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이처럼 해외전지훈련이 필요한데도 일부 프로구단은 `IMF 한파'의 영향으로 외국행을 포기했다.
국내 훈련파들은 해외훈련의 장점을 분명히 인정하면서도 `해외훈련이 성적순'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그들이 내세우는 것은 바로 정신력이다.
올시즌 전개될 해외파와 국내파의 기술과 정신력 대결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우리 모두 지켜보자.
[부국장대우 야구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