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배] 얼어붙은 노래판에 '핑크빛 예감'
기사입력 1998년 02월 09일 15시 23분
안개 내음을 짙게 풍기는 가수 이미배가 작곡가 하광훈과 손잡고 7집을 발표했다.
IMF 한파에 온 가요계가 얼어붙은 가운데서도 오히려 봄날을 맞은 분야가 성인가요 시장. 그 동안 시청률 확보를 위해 `10대 문화'에 전념하던 방송 프로그램들이 일제히 문호를 개방한데 이어 중@장년층이 `향수'를 찾아 지갑을 열고 있기 때문.
특히 `성인가요'라면 첫손에 꼽히는 트로트를 제외한 다른 장르의 가수들에겐 그야말로 활동의 적기가 온 셈이라 이미배의 새 앨범은 일단 시운을 타고난 셈이 됐다.
"이번 앨범을 준비할 때만 해도 경제가 이렇게 될 줄은 몰랐죠. 주위에서도 `분위기에 딱맞는 앨범'이라고들 하지만 그저 듣는 분들이 마음이 편해진다면 다행이겠죠?"
이미배와 하광훈이 만난 것도 주목할만한 일. 80년대 변진섭의 1,2집에서 `홀로 된다는 것', 김민우의 `사랑일뿐야' 등으로 젊은 취향의 한국 발라드 시장을 확립한 그가 조관우의 `늪' 이후 본격 성인음악에 뛰어든 것도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하광훈 작사 작곡인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예감'도 조관우의 `모래성'의 연장선에 있음을 뚜렷이 느끼게 해주는 성인용 발라드. 세션 기타리스트 샘 리의 간주가 21년의 경륜을 느끼게 하는 이미배의 목소리와 제대로 어우러진다.
4곡의 리메이크가 포함된 것도 앨범의 특징. 조용필의 `그대 발길이 머무는 곳에'가 원 작곡자인 이호준에 의해 편곡됐고 정훈희의 `안개', 페리 코모의 `앤드 아이 러브 유 소', 에디트 피아프의 `장미빛 인생'도 수록됐다.
[송원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