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 '한국 축구 매운맛 보이겠다'
기사입력 1998년 02월 08일 15시 27분
【아쉬하바드（투르크메니스탄）＝본사 국제전화】
"한국 득점왕의 자존심을 지키겠다."
제4회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배 국제축구대회에 출전중인 울산 현대 김현석（金鉉錫．30）이 긴장했다.
중앙아시아에서 강자로 인식되고 있는 한국축구의 본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축구 수준은 다소 낮은 편이나 독일과 러시아의 영향으로 관심은 대단히 높다.
구소련에서 지난 92년 같이 독립한 이웃의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이 98프랑스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에 나선 것을 지켜봐야만 했던 투르크메니스탄은 2002년 월드컵에서는 본선에 진출한다는 야망이다.
이를 위해 4회째를 맞은 이번 대통령배대회에 아시아 최강인 한국을 비롯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아르메니아 이란 중국 등 6개국의 정상급 프로팀들을 초청, 한수 배우기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울산 현대가 아는 팀은 지난 96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대0으로 물리친 이란의 이스테갈 정도이고 나머지 팀들의 전력에 대해서는 전무하다시피 하다.
따라서 울산 현대가 우크라이나 등에 패배라도 하면 아시아 최강으로 인식된 한국축구가 상처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기에 사실상 현대팀을 리드하는 김현석의 마음은 무겁다.
결코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등 상대팀들이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 뻔한데다가 투르크메니스탄 국민들의 기대심리는 그 이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국제대회에서는 빛을 보지 못한 징크스가 있다.
94미국월드컵에서는 예선에만 출전하고 98프랑스월드컵에서는 대표팀에 발탁도 되지 않은 것은 국제대회에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탓이다.
하지만 작년 정규리그에서 득점왕（9골）으로 다시 날개를 펼친 김현석은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무엇인가 확실히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11일 러시아 젠트팀을 필두로 경기가 계속 펼쳐집니다. 필승의 집념과 자신감으로 승리해 중앙아시아에 한국축구의 매운맛을 확실히 보여주겠습니다."
[이상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