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팀] 살아남기 경쟁
기사입력 1998년 02월 08일 15시 27분
【오클랜드（뉴질랜드）＝본사 국제전화】 `면담은 NO, 칭찬은 YES.'
월드컵축구팀에도 `IMF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다.
오는 3월로 예정된 `정리해고'를 앞두고 살아남기 위한 생존경쟁이 갈수록 처절해지고 있는 것.
국가대표팀의 호주 훈련캠프에는 요즘 묘한 광경이 연출되고 있다.
고작 몇명만 참가하던 개인훈련에 전 선수가 매달리는가 하면 휴식시간에도 대화가 줄고 명상을 하거나 책을 읽는 선수들이 부쩍 늘어난 것.
훈련때도 감독의 칭찬이나 꾸짖음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모습이 역력해지고 있다.
선수들간에는 소위 `2I 기피증'이란 게 나타나고 있다.
면담（Interview）과 부상（Injury）에 대한 강박관념이 그것.
차범근 감독이 선호하는 개인면담은 격려보다는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운동장에서 자주 지적을 받거나 호통을 당하는 선수는 십중팔구 그날밤 `면담자 리스트'에 오르게 된다.
면담횟수와 경기출전은 반비례 관계임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보다 더 결정적인 것이 바로 부상이다.
부상을 당하건, 부상을 입히건 모두가 치명적인 마이너스 점수를 받는다.
"제 몸관리도 못하면서 무슨 대표선수냐"는게 차감독의 지론이다.
훈련초기에 비해 대표팀의 부상선수가 훨씬 줄어든 것도 이 때문이다.
훈련때 한눈 팔거나 힘들다고 걸어다니는 것은 이제 찾아볼 수가 없다.
선수들이 느끼는 `정리해고' 시기는 대체로 다이너스티컵대회（3월1∼8일）가 끝나는 3월 중순.
그러나 다이너스티컵 출전엔트리가 나오는 이달말이면 그 윤곽이 드러난다는게 선수들의 생각이다.
IMF로 인한 `정리해고'와 `거품제거'는 대표팀도 예외가 아니다.
[김동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