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혁] '도루 꿈도 꾸지마'
기사입력 1998년 02월 08일 15시 27분
"이번엔 공－수 동시패션이다."
롯데 임수혁（29）이 `반쪽 선수'의 오명을 씻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지난 96년 3할타 등 교타에 일발장타까지 갖춘 전형적인 공격형 포수로 분류됐던 임수혁이 `포도대장'의 명성마저 거머쥐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
마산 스프링캠프에서도 임수혁의 훈련장면은 자못 이색적이다.
임수혁은 2루에 나부끼는 수건조각에 늘 `시선 고정'이다.
2루부터 약 10m 떨어진 거리에서 타자가 스윙모션을 취하면 그 뒤에서 임수혁은 포수마스크를 벗으며 곧바로 공을 집어 2루에 설치된 그물망에 걸린 수건을 향해 냅다 던진다.
야구공 5개가 들어갈 정도의 작은 수건조각이 임수혁의 엄격한 `도루저지 존'인 셈.
임수혁이 총알같은 송구로 2루의 수건조각을 맞히는 확률은 평균 90％.
임수혁은 요즘 이런 수건맞히기를 놓고 수비가 좋은 동료 포수 강성우와 아이스크림이나 음료수내기를 해 엇비슷한 승률을 보일 정도로 기량이 향상되고 있다.
불안한 2루 송구가 약점으로 지적됐던 임수혁은 정인교 배터리코치가 고안한 수건맞히기 훈련의 성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
작년 주전 포수의 자리를 강성우에게 내줬던 원인이 됐던 무릎부상도 완치돼 발걸음이 더욱 가볍다.
하루 훈련을 마치고 부인과 아들딸이 기다리는 부산 사직동 보금자리로 돌아와서도 임수혁의 수비단련은 멈추지 않는다.
작년 경기장면을 담은 VTR시청과 능란한 투수리드를 위한 7개구단 주요타자들의 구질별 타격분석 공부가 기다리고 있는 것.
"정확한 도루저지나 철통같은 홈블로킹 하나가 게임의 흐름을 단숨에 바꿔버리는 경우가 많잖아요. 방망이는 자신있는 만큼 수비까지 보강해 팀의 재도약에 톡톡히 한몫할 각오입니다."
임수혁의 듬직한 신규 `포도대장' 가입선언이다.
[이백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