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박카스배 천원전 본선 '안개 판도'

기사입력 1998년 02월 08일 15시 27분


3번째 `박카스배 천원'을 다투는 바둑스타들의 본선 대장정이 시작됐다.

올해도 사제결승이 될까? 또 이창호 9단이 차지할까?

스포츠조선이 주최하고 동아제약이 후원하는 박카스배 천원전의 98항로는 그야말로 `시계(視界) 제로'의 고생길이다.

가장 먼저 조훈현 9단이 3년 연속 이창호를 향해 칼을 갈고 있다. 올해도 16강 토너먼트의 반대편에 포진, 2년 연거푸 결승에서 패한 한을 설욕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묘하게도 이창호는 오는 19일 양재호 9단과, 조훈현은 그 다음날인 20일 강만우 8단과 16강전을 벌인다.

그러나 조훈현－이창호의 3년연속 사제대결의 전망은 올해 만큼은 지극히 불투명하다.

특히 조훈현이 포진한 왼쪽 진영은 "언젠가 이창호의 아성을 넘고 말 것"으로 예견되는 `예비스타'들이 즐비하다.

`신예 최고봉' 최명훈 6단, `제2의 이창호' 목진석 3단, `괴물 신예' 안영길 초단 등이 `깜짝쇼'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입단한 안영길은 데뷔전에서 1패를 당한 뒤 서봉수 9단을 꺾는 등 11연승을 기록, 비록 기준 대국수에는 미달하지만 역대 연간 최고 승률인 91.7%의 경이적인 전적을 과시한 무서운 신예이다.

중견 고수들의 예봉도 어느 때보다 날카롭다.

`영원한 국수'로 통하는 김인 9단이 오랜만에 본선에 진출, 지난해 17승11패의 노익장으로 97감투상을 받은 저력을 이어갈 기세.

이창호 쪽의 대진표도 만만치 않다.

예선에서 서봉수를 꺾고 올라온 신예 권오민 2단은 한층 뜨거워진 기량을 보이고 있다.

또 `꾀보따리' 김희중 9단은 `LG배 8강스타' 이성재 4단 등 거꾸로 신예들의 예봉을 잇따라 꺾은 여세를 몰아 8년만에 결승진출을 겨냥하고 있다.

윤현석 4단은 이른바 `박카스 프리미엄'을 기대한다. 윤현석은 박카스배 천원전의 전신인 박카스배에서 생애 처음으로 이창호와 결승전을 벌여 한때 `박카스'란 별명을 달았다.

한편 10여년전 각 도전기에서 여러차례 조훈현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강훈 9단은 지난 5일 본선 첫 대국에서 김동면 6단을 맞아 152수만에 백으로 불계승, 가장 먼저 8강진출에 성공했다.

▲제3기 박카스배 천원전 본선대진표

안영길 초단

목진석 3단

최명훈 6단

김인 9단

강만우 8단

조훈현 9단

김동면 6단

강훈 9단

윤현석 4단

안달훈 2단

최규병 8단

김희중 9단

양재호 9단

이창호 9단

권오민 2단

이홍열 6단

[조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