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정재헌 '용병킬러' 야투 성공률도 급신장
기사입력 1998년 02월 06일 15시 40분
프로농구 외국인 선수들 사이에서 인천 대우의 파워포워드 정재헌(鄭載憲. 25)은 경계대상 1호다.
파울까지 불사하는 거친 수비와 심리를 교묘하게 헤집는 신경전, 100㎏의 육중한 체구에서 뿜어나오는 몸싸움….
정재헌의 강력한 디펜스 때문에 그와 매치가 되는 용병들은 평소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득점을 올리며 고개를 떨구기 일쑤였다.
현대 맥도웰, 나래 윌리포드, 기아 리드, SBS 데이비스 등이 이미 그의 제물이 돼 한차례 이상씩 혀를 내둘렀다.
6일 수원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경기서도 정재헌의 '그물수비'는 빛을 발했다.
게임당 평균 30득점 이상을 터뜨리는 삼성의 '괴물 센터' 스트릭랜드를 물샐 틈없이 봉쇄하라는 특명이 정재헌에게 떨어졌다.
정재헌은 강인한 승부근성과 함께 악착같은 마크로 40분내내 스트릭랜드를 괴롭히며 23득점으로 묶어 대우 코칭스태프를 흡족하게 만들었다.
특히 승부가 갈린 4쿼터에서는 스트릭랜드에게 단 4점만 내주는 활약을 펼쳐 승리의 뒷심을 마련했다.
이날 정재헌은 공격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과시, 3점슛 3개를 던져 모두 성공시키며 11득점을 거뒀다.
"수비는 물론 기회 닿는대로 득점에도 적극 가담하고 있습니다."
정재헌은 올시즌 슛거리가 늘어났고 야투성공률도 눈에 띄게 향상돼 득점에도 적극 나서며 팀전력을 강화시켰다.
대우 유재학 코치는 "수비가 탁월한 (정)재헌이가 최근엔 슛쏘는 재미까지 즐기고 있는 것같다. 공격라인 다변화에 큰 도움이 되고 있어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 대우는 게임당 평균 실점이 85.5점에 불과, 10개 구단가운데 가장 적다.
이러한 대우의 '짠물 농구'에는 묵묵히 궂은 일을 해낸 '용병 킬러' 정재헌의 숨은 노력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김종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