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기] 대중화 길텄다
기사입력 1998년 02월 06일 15시 40분
한국형 `버기'가 처음 등장해 한강시민공원의 잔디밭을 쌩생 누볐다.
버기(Buggy)는 원래 말이 끄는 2륜(또는 4륜)차. 레포츠에선 말이 아니라 카이트(두 줄을 잡아당기며 곡예비행을 시키는 대형 연)의 풍력을 이용해서 달리는 좌충우돌형 스피드 스포츠를 가리킨다.
버기는 유럽이나 미국 호주 등지에서 시작한 지 10년 안팎이나, 사하라 사막에서 세계대회가 열리고 세계카이트대회 때 따로 버기대회가 개최될 정도로 세계적인 스포츠가 됐다.
수입품을 들여다 날리고 타는 시늉만 하던 국내 버기는 도입 1년만에 자립 기반을 닦기 시작했다.
카이트 전문업체인 타임즈 엔터프라이즈는 최근 패러아카데미와 함께 한국형 버기(Buggy)를 직접 만든 것이다. 여러차례 한강 시민공원 잠실지구와 반포 지구 등에서 시운전을 성공리에 마쳤다.
국산 버기는 값이 수입품보다 절반 이상이나 싸다. 대중화의 기초를 닦았다는 평이다.
타임즈 엔터프라이즈의 홍경기 대표는 "한국형 버기 생산을 기념해 본격적인 버기 스포츠 동호회를 결성한다"며, 일반인을 대상으로 동호인 모집에 나섰다.
버기는 발로는 방향과 스피드를 조종하고, 양손은 핸들조작과 함께 풍향에 따라 천방지축으로 날아다니는 카이트의 연줄을 하나씩 잡고 조종한다.
그리 만만한 스포츠는 아니지만 하루 정도 카이트 조종술을 배우면, 마치 윈드서핑처럼 사방팔방 운전감각을 익힐 수 있다.
한국형 버기는 해변의 모래사장이나 잔디밭, 초경량항공기 비행장 등을 원없이 누비도록 길이 150㎝짜리 `꼬마 3륜차'를 모델로 채택했다.
카이트 역시 `꼬마 패러글라이더'라고 할만한 1.5평(5㎡)짜리 패러-포일(Para-Foil)을 썼다.
3륜차 대신에 플로트를 달면 물위에서도 달릴 수 있다.
버기의 시속은 바람있는 날은 보통 30∼50㎞. 기네스북에 오른 세계기록은 시속 80㎞이다.
한국형 버기 값은 3륜차가 20만∼30만원(수입품 50만원 이상), 곡예비행용 패러-포일 카이트가 50만원 안팎이다.
타임즈 엔터프라이즈는 코스 돌기와 스피드 질주대회 등 국내 버기대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02)3431-6220
[조경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