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무주 별미 '마칼국수''어죽''옻닭'
기사입력 1998년 02월 06일 15시 40분
무주는 해마다 이맘때 여행자들이 많기로 전국에서 손꼽히는 곳이다.
눈내린 구천동계곡과 무주스키장 풍경이 멋진데다가, 적당히 추운 날씨와 사통팔달로 뻥 뚫린 도로망이 안성맞춤의 여행조건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무주의 별미는 금강 상류의 청정수역인 남대천의 쏘가리나 메기로 끓인 민물매운탕과 덕유산 자락의 산채나물을 듬뿍 얹은 산채정식이 첫 손이다.
그러나 마칼국수, 어죽, 토종옻닭, 고추냉이생채백반을 모른다면 `무주 손님'이라고 할 수 없다.
마칼국수는 무주의 새 특산물로 떠오른 마를 생으로 갈아 만든다.
무주읍 전북은행뒤 `두영회관'(0657_324_4733)은 전북 도가 지정한 유일의 마칼국수집이다.
손으로 직접 밀어 썬다. 반딧불이의 먹이인 금강의 다슬기를 잡아다 육수를 뽑는다.
면은 쫄깃쫄깃. 호박과 감자, 당근과 표고버섯이 어우러져 국물은 담백하고 시원하다. 밀가루 칼국수와는 생판 다르다.
마칼국수(5천원)는 녹말분해효소인 디아스타제와 칼슘 등이 풍부한 건강식. 밑반찬으로는 절인 고추와 시금치, 고추냉이김치가 잘 어울린다.
두영회관에서는 일본 미식가들이 큰 새우와 송이버섯과 함께 `조선의 3대 맛'으로 꼽는다는 고추냉이(와사비)의 잎과 줄기를 무치고 볶아 8가지 팔보채처럼 요리한 고추냉이생채백반(4인분 3만원)도 도 지정 별미이다. 그러나 4∼11월까지만 먹을 수 있다.
어죽은 전북에서도 무주만의 간판 메뉴이다.
금강 상류의 맑은 물에서 잡아올린 민물 자가미의 살에다 쌀과 수제비를 차례로 섞어 펄펄 끓인 밥죽이다.
무주읍내 몇곳의 어죽집 중 `어부식당'(322_0503)은 비린내가 없기로 소문난 집. 대를 물려 직접 쑨다는 고추장맛이 조화를 부린다.
자가미와 피리를 함께 삶은 후 믹서기로 갈지않고 손으로 일일이 뼈와 가시를 발라낸 살코기만을 쓴다.
고기 뼈를 우려낸 육수가 끓을 때 쌀을 넣고 쌀이 익을 때쯤 손수제비를 뜯은뒤, 미나리 파 깻잎 고추장 등의 양념을 넣고 밥죽을 쑨다.
고명으로 큰 다슬기를 얹고 물고기 튀김 반찬 등을 곁들여 1인분 4천원. 자가미 값이 워낙 비싸 피리를 섞어 쓰는데, 맛이 뛰어난 자가미로만 어죽을 끓이면 1인분에 4천원씩이 추가된다.
어죽은 바로 끓여 먹어야 제맛이라 적어도 30분전에 예약해야 하고, 조리과정이 만만찮아 3인분 이상은 시켜야 먹을 수 있다.
옻닭은 맛보기 쉽지않은 토종 맛이다.
무주읍에서 차로 10분쯤 걸리는 안국사 입구의 `무량가든'(322_1552)에서 무주 옻닭을 전국 명물로 키웠다.
옻닭은 원래 속이 냉하거나 손발이 저린 사람, 소화불량의 속병 환자가 즉효약으로 써오던 민간 건강식이다.
무주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양수발전소)인 적상산의 야생 옻나무를 10㎝크기로 잘라 푹 끓인다.
여기에 산에서 놀던 토종 닭을 넣고, 생 옻나무를 또 넣고 끓이면 국물이 연갈색으로 우러나는 옻닭백숙. 옻은 중탕하면 독성이 크게 약화된다.
걸쭉한 닭기름이 옻속에 중화된 국물 한그릇은 소금으로 간을 맞춘 보약이다. 옻닭에는 녹각 대추 인삼 천궁 당귀 등 8가지의 약재가 들어간다. 그래도 옻이 오를까 겁이 나면 들기름에 푼 계란 노른자를 먼저 마시면 안심이다.
옻닭의 육질은 생각 이상으로 쫄깃하다. 기름기가 완전히 빠져 담백한 뒷맛이 질기지 않아 자꾸 먹게 된다.
옻국물에 찹쌀로 쑨 옻죽은 넉넉한 식사 한그릇. 4인분 풀코스가 전부 3만원이다. 옻닭 중탕을 위해 1∼2시간전 예약이 필수이다.
[무주=조경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