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양갈래 창구 불거진 갈등
기사입력 1998년 02월 05일 15시 49분
`야생마' 이상훈（27）의 메이저리그행이 좌절될 가능성도 생겼다.
LG 최종준단장은 5일 "이상훈은 아직 LG선수"라고 전제한뒤 "최근 이상훈이 구단과는 상의없이 미국에서 트라이 아웃을 시도하는데 아직 구단은 메이저리그행을 결정한 사실도 없다"고 잘라말했다.
특히 최단장은 "지난달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이상훈이 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메이저리그구단과 접촉할 수 있다'는 공문과 `이상훈을 메이저리그 30개구단에 공시한다'는 내용은 2년 임대에 한하는 것"이라며 "완전 트레이드에 대해서 구단이 공식 입장을 밝힌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LG가 `강경'으로 돌아서게 된 것은 자칫 트레이드 머니를 한푼도 챙길 수 없을지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
이상훈의 에이전트인 송인명씨는 "LA에서 공개 트라이아웃을 한다는 소식과 함께 샌프란시스코와 애리조나, 시애틀, LA다저스, 애너하임 등으로부터 트라이 아웃을 보러 오겠다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밝혔지만 정작 이상훈의 보유권을 가진 LG는 한건도 공식제의를 받지 못했다.
트라이 아웃이 실시되면 이상훈의 연봉이 높아질 가능성은 있어도 LG가 챙길 트레이드 머니가 보스턴의 250만달러 이상이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는 것.
LG는 250만달러를 올 예산에 잡아놓은 상태여서 자칫 액수가 줄어들게 되면 구단운영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LG는 이상훈이 트라이 아웃을 위해 출국하는 것을 막겠다는 방침이고 "최악의 경우 이상훈을 보내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상훈의 에이전트인 송인명씨는 "보스턴은 어떻게하든 다른 팀에 이상훈을 보여주지 않았으면 하는 입장이고, LG는 이번 일을 그르치면 안 되므로 오히려 보스턴에 매달리는 식"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8일 오후 7시 LA로 떠날 예정인 이상훈은 "이번 미국행은 트라이 아웃이 아니라 현지 적응훈련"이라고 주장하지만 협상창구가 구단과 에이전트로 `2원화'된 상태에서 과연 원만하게 미국행이 이뤄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전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