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아마거포' 조경환 모시기
기사입력 1998년 02월 05일 15시 49분
롯데가 신방차리기도 전에 원앙금침부터 깔았다.
롯데의 `조경환 모시기'가 점입가경이다.
오는 13일 상무 제대를 앞둔 `아마거포' 조경환（26）을 입단시키려는 롯데가 벌써부터 등번호를 정하고 유니폼까지 맞춰 놓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롯데가 최근 결정한 조경환의 등번호는 33번.
롯데는 조경환에게 배번 3번을 제의했으나, "기왕이면 아마때부터 달아온 두자리 숫자였으면 좋겠다"는 대답을 듣고 부리나케 방출된 외야수 김종헌의 등번호 33번을 챙겨줬다.
칼같이 주름잡힌 새 유니폼도 이미 맞춰놓았다.
신상자료에 적힌 키 1@76 몸무게 84㎏의 마이크 타이슨같은 체격조건을 감안해 드럼통같이 넉넉한 새 유니폼을 준비해 놓은 것.
이것 뿐만이 아니다.
롯데는 계약사실을 언론에 알릴 보도자료까지 마련해 놓았다.
단 계약날짜와 금액만큼은 빈칸으로 남겨놓은 채.
여기까지만 보면 지난 95년 2차지명한 조경환의 입단이 거의 기정사실인 것처럼 여겨지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현재 조경환측의 요구 계약금은 4억2천만원인 반면, 롯데는 1억8천500만원을 제시, 큰 금액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
롯데는 조경환이 지난 95년 아마 현대전자에 입단할 때 받은 계약금만 주겠다는 것이고, 조경환측은 작년 실업야구 최우수선수의 이름값을 쳐달라는 주장이다.
지난해 장타부재가 꼴찌의 주원인으로 꼽혔던 롯데로서는 입단하면 OB 김동주와 신인왕을 다툴 것으로 기대되는 거포 조경환이 몹시 탐나는 처지다.
그렇지만, IMF한파의 영향으로 긴축운영을 해야 하는 처지에서 선수측의 요구대로 돈을 덥썩 줄 수도 없는 형편.
등번호를 정하고, 유니폼에 보도자료까지 준비한 롯데로서는 `새색시' 조경환과 원만한 합의를 이뤄 하루 빨리 `합방'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이백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