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령] '이번에도 인기 찍었어요'
기사입력 1998년 02월 05일 15시 49분
`별은 내 가슴에'의 `이화' 조미령이 `사랑'의 `맹경미'로 돌아온다.
같은 MBC TV 미니시리즈인데다 연출자도 같은 이진석PD. 역할도 상당히 비슷하다. 이화가 연이(최진실)를 괴롭히는 걸로 시청자들의 미움을 한몸에 받았다면 경미는 대책없는 도끼병(모든 남자가 자기를 `찍었다'고 착각하는 공주병의 일종) 환자.
이영하가 지휘하는 극중 자동차 디자인실 멤버로 역시 모든 일에 자신이 나서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마타하리'병 환자인 이영범과 사사건건 다투다가 결국은 맺어진다.
물론 조미령 자신에겐 `이화역과 비슷하다'는 사람들의 시선이 그리 반가운 것은 아니다. 이름 석자를 시청자들에게 강하게 각인시킨 역할인 만큼 애착이 크지만 그만큼 그림자도 깊었기 때문.
`별은 내 가슴에' 이후 수많은 캐스팅 제의를 받았지만 모두 이화의 이름만 바꾼 역할들. 하루빨리 다른 이미지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던 조미령으로선 고를 역할이 없었다.
대신 충전을 위해 공부는 열심히 했다는 주장. 지난 1월에는 요한 시트라우스의 오페레타 `박쥐'에 주인공의 언니이자 연극배우인 `이다'역을 맡아 무대에 섰다. 대부분 연기자들이 그렇듯 무대에 한번 서 보고 나니 조미령도 `무대 예찬론자'가 됐다.
"정말 느낌이 다르더라구요. 관객들이 그렇게 가깝게 느껴질 줄은 몰랐어요. 다음엔 좀 대사 많은 역(?)을 해보고 싶어요."
또 SBS TV `좋은 친구들'에서 맡고 있는 `사랑학 개론' 코너도 쇼 프로그램을 이해하는데 좋은 지침이 됐다고. 특히 박진영과 함께 출연했던 22일 방영분은 촬영하면서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요즘 `그대 그리고 나'를 보면 연기자로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도 든다. `별은 내 가슴에'의 `엄마'였던 박원숙의 연기를 항상 감탄하며 보고 있기 때문.
그래도 조미령의 자신감은 여전하다. 무슨 일이든 한번 맡으면 온몸을 던지는 성격대로 이번엔 경미 역으로 다시한번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알릴 계획.
가장 큰 적은 IMF시대. 세련된 경미 역할의 설정을 위해 머리까지 금발로 염색하는 성의를 보였지만 "그런 시절이 아니다. 당장 지워라"라는 연출진의 한숨섞인 지시에 검은 머리로 원상복귀하게 된 게 아쉬울 뿐이다.
[송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