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 동양PO진출 내가 이끈다
기사입력 1998년 02월 04일 15시 37분
3점슛과 덩크슛을 함께 장착한 `다탄두 폭격기' 키이스 그레이（30．1m83）의 위력이 폭발하고 있다.
97∼98프로농구 정규리그가 어느새 4라운드 막판으로 접어든 가운데 플레이오프 진출의 마지노선인 6위권에서 크게 처져 `갈길이 먼' 대구 동양은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28일 현대전에서 에이스 전희철마저 발목부상을 당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탈락의 `돌아올 수 없는 강'을 막 건너던 동양은 전희철이 거의 벤치를 지킨 지난 1일의 SBS전과 3일의 삼성전서 그레이가 맹위를 떨치며 연승을 거둬 `마지막 희망'을 되살리는데 성공했다.
특히 그레이는 삼성전에서 3점슛 2개 포함, 27득점에 5리바운드 4어시스트 2블록슛, 그리고 무려 5개의 슬램덩크를 기록해 올라운드플레이어로서 그의 진가를 과시했다.
5개의 덩크슛은 현대 제이 웹（7개）에 이은 프로통산 한게임 최다덩크슛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1m83의 단신이지만 서전트점프가 무려 1m5에 이르는 용수철 탄력을 갖춘 그레이가 아니면 해낼 수 없는 `묘기 대행진'이었다.
4일 현재 그레이는 862점으로 팀내 득점랭킹 1위를 달리고 있을 뿐 아니라 42개의 3점슛과 33개의 덩크슛을 기록하고 있다.
그레이는 슛타임이 빠르고 3점슛 거리가 먼데다 슛을 시도하는 지점이 높아 수비가 매우 힘든 강점을 갖고 있다.
또한 성실한 플레이와 외국인선수 답지않은 깨끗한 매너도 장점.
원년시즌에 외국인가드 토니 매디슨의 돌출행동 때문에 홍역을 치렀던 동양 박광호 감독은 "기량은 매디슨을 능가하면서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도 살려주고 있다"며 그레이의 높은 팀공헌도에 대만족을 표시하고 있다.
그레이를 앞세운 동양의 `막판 대공세'가 과연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이어질지 팬들은 또하나의 흥미거리를 찾아낸 셈이다.
[조석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