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박재헌 용병 능가 하는 토종센터
기사입력 1998년 02월 04일 15시 37분
물론 이같은 이감독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
승부의 세계에는 `운（運）7 기（技）3'이라는 말도 있지만 LG가 선두 현대까지 가볍게 격파하고 5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이유는 운이 아닌 탄탄한 팀워크에서 나오는 `자물쇠 수비'에 있다.
4일 현재 LG의 평균실점은 87.9점으로 대우（85.9점）에 이어 2번째로 적다.
이는 이충희 감독의 `수비농구'가 마침내 꽃을 활짝 피우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다.
그리고 이충희 감독이 늘상 표현하고 있듯 LG의 성공시대를 열어가는 이 수비농구의 중심에는 바로 토종센터 박재헌（25．2@）이 있다.
전문가들은 LG를 평할때 용병 3명이 뛰고 있다는 우스갯말을 자주 한다.
박재헌이 동료인 보이킨스, 블런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골밑에서 다른팀 용병을 압도하는 활약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현대와의 홈경기는 그가 왜 `용병을 능가하는 토종센터'라는 극찬을 듣는지 알려준 한판이었다.
박재헌의 마크 상대는 현대의 `으뜸 용병' 맥도웰과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2순위인 웹.
박재헌은 보이킨스와 함께 이 둘을 번갈아 마크하면서 함정수비로 골밑에 유인한 뒤 더블팀으로 호되게 다스리는가 하면 때론 탄력있는 점프로 한 뼘이나 큰 웹의 공격을 블록슛으로 봉쇄하기도 했다.
결국 50점대를 웃돌았던 맥도웰（20득점）과 웹（2득점）은 이날 22득점을 합작하는 저조한 성적을 보였고 이는 현대의 패배로 직결됐다.
이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 4강에 직행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는 말을 흘렸다.
그리고 4강 직행의 `약속어음'이 다름아닌 박재헌임을 확인한 듯한 표정이었다.
[구동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