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남 등쳐 먹고사는 직업? '안마사'
기사입력 1998년 02월 04일 15시 37분
예전엔 직업에 `귀천없다'고 외쳐대더니 요즘엔 직업에 `기천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직업이 왕이건 거지건 돈만 잘 벌면 귀천(貴賤)을 따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는데, 바야흐로 연봉액수가 기천(幾千)이건 아니건 상관없으니 그저 일자리만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지금 정리해고(야멸찬 표현)인지 고용조정(같은 뜻이면서도 점잖은 표현)인지로 일자리를 잃은 고학력자들이 어디로 몰리고 있는지 아시는가?
출신학교를 따지지 않는 기술학원이나 직업훈련원에 대거 등록을 하는 실정이라니 당신의 지금 그 일을 `좋네, 싫네'하시지 말고 그저 납작 업드려 붙어있으라는 것이다.
당신의 지금 그 직업을 남들이 뭐라고 한들 무슨 상관이냐 이거다.
`아, 저 사람은 일을 하면서 똥오줌도 안가린다'고 말하지만 `분뇨수거업'이 뭐가 나쁜가！
`젊은 여자가 영감덕에 먹고 산다'고 수군댄들 뭐가 거리끼냐구, 당신은 그저 `젊은 여자시인'일 뿐인데.
`시원찮은 직업'이면 어떤가 `제철소의 용광로'일이 다 그렇지.
`볼장 다 봤다'고 말해도 상관마시라. `시장 상인'은 으레 그렇지 뭐.
`등쳐 먹고 사는 일'도 떳떳하다. `안마사'일이 어때서！
남들이 `꼴값 떨고 있네！' 하거든 맞받아 외치시라.
`당신들도 나처럼 꼴이 좋아봐！ 흥！ 모델도 못하면서 말야….'
`구멍만 파고 사는 저질 남자 운운…'해도 기죽지 마시라. 오히려 긍지를 가져야 한다.
`연탄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요. 우리 같은 광부가 땅구멍을 파야지 석탄이 나오지！'로 쏘아대시라.
`쯧쯧！ 덜떨어진 꼴이라니…！'해도 못 들은 체 하시라. `스카이 다이버'인 당신이 덜떨어져야지 완전히 바닥에 떨어지면 죽고 만다.
`저 사람, 뭐 먹고 살 일 났다고 죽어라 일하나?'이래도 죽어라 일해야 한다.
그래야만 경우에 따라선 `장의사'인 당신이 자체매상(내부거래)을 올리는 일도 생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