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우리는 스쿨걸 룩 멋쟁이'
기사입력 1998년 02월 04일 15시 37분
뒤에서 보면 분명 10대 후반이다. 잘해야 20대 초반. 그런데 앞에서 보면 그게 아니다. 하지만 "앗！ 속았다"하며 이마를 치지 않아도 된다. 착각이 아니다.
20~30대 멋쟁이 여성들 사이에 소녀같은 옷차림이 인기다. 스쿨걸 룩이다. 10대를 추억하며 "아, 옛날이여"를 외친다. 젊고 깜찍하게 보이고 싶은 것이다. 우울한 사회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생각인지도 모른다.
체크무늬 싱글 재킷, 마름모꼴 무늬 스웨터, 니트 조끼, 짙은 청색 일자바지 등으로 꾸미고 거리를 누빈다. 후드 스타일(모자가 달린 옷)이 대표선수 격이다. 넥타이를 매거나 흰 양말을 신기도 한다.
모두 기본 아이템들이어서 실용적이고, 유행도 거의 안타 경제적이다. 찬바람이 씽씽 도는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매력만점의 연출법이다.
후드 스타일은 활동적이면서도 귀여운 이미지를 준다. 티셔츠부터 니트, 점퍼, 코트는 물론 원피스까지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아이비 룩(대학생들이 즐겨 입는 스타일), 스포츠 룩의 영향이다.
후드 티셔츠와 니트는 특히 목 부분에 지퍼를 장식으로 단 스타일이 눈에 자주 띈다. 색상은 자주색, 연두색, 하늘색, 연회색, 녹색 등 밝은 계열이 주류다. 원피스는 무릎선까지 내려오는 박스형 실루엣이 중심. 앞에 주머니가 달려 있으면 캐주얼하고 귀여운 멋을 더해준다.
연출법도 다양하다.
티셔츠에는 청바지가 안성맞춤이다. 겉에 청재킷을 입을 때 모자를 뒤로 내어 입으면 잘 어울린다. 지퍼는 살짝 열어놓는 게 멋스럽다.
니트에는 통이 넓은 바지나 롱 스커트가 제격이다. 길이가 짧은 후드니트와 발목까지 오는 롱 스커트는 단짝을 이룬다. 무릎길이라면 반부츠로 캐주얼한 분위기를 살린다.
체크무늬 재킷에 목둘레를 둥글게 처리한 니트, 파란색 계열의 바지와 어울리면 전형적인 여학생 차림이 된다. 직장여성에게는 검은색 줄무늬 재킷에 실크 넥타이 코디법을 권할 만하다.
주의할 점이 있다. 체크무늬 재킷, 주름 스커트, 마름모꼴 무늬를 한번에 활용하면 어지러운 느낌이다. 이 중 한 가지 아이템을 활용하는 것이 센스있는 코디법이다.
[임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