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10대 라이벌 '힝기스1위는 WTA특혜'
기사입력 1998년 02월 03일 15시 54분
@…98호주오픈테니스대회에서 우승, 그랜드슬램대회 3연속 타이틀을 거머쥔 `17세 코트 여왕'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를 놓고 10대 라이벌들이 시샘어린 눈길을 보내고 있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특히 16세의 `러시아 새별' 안나 쿠르니코바는 테니스인들을 만날 때마다 "힝기스는 WTA（세계여자프로테니스협회）의 특혜로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었다"며 불평을 늘어놓고 있다는 것.
또 `여자테니스계의 타이거 우즈'로 불리는 비너스 윌리엄스（17．미국）와 `15세의 신성（新星）' 미르야나 루치치（크로아티아）도 쿠르니코바의 이같은 불만에 지지를 표하고 있다.
쿠르니코바가 지적하고 있는 불평등 규정은 `카프리아티 룰'.
이 룰은 92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얻은 부와 명예를 주체하지 못하고 알코올과 마약의 나락에 빠져들었던 `천재 소녀' 카프리아티（당시 15세） 때문에 만들어졌다.
카프리아티는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10대들이 너무 일찍 꽃을 피워 타락의 길에 접어들었던 선수의 `대명사'가 됐고, 테니스계는 `제2의 카프리아티'를 막기 위해 급기야는 18세 미만의 선수에게 대회 출전횟수를 제한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카프리아티 룰이 만들어진 때는 공교롭게도 힝기스가 프로에 입문한 직후인 94년이었다.
따라서 힝기스는 이 룰에 영향을 받지 않고 그랜드슬램대회는 물론 모든 WTA대회에 참가하고 있고, 반면에 16세인 쿠르니코바는 한시즌에 10개 대회, 17세 윌리엄스는 13개 대회에만 각각 출전하며 랭킹포인트와 실력쌓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카프리아티 룰이 없어지지 않는다해도 제가 어쩌겠어요. 그나마 13개의 대회 출전이 가능한 17번째 생일이 하루빨리 오길 바랄 수 밖에요."
쿠르니코바가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생일은 오는 6월7일이다.
[구동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