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vs진순진] 역대 최강투톱
기사입력 1998년 02월 01일 15시 36분
【방콕（태국）＝본사 국제전화】 "뭔가 일을 낼 것만 같아."
월드컵축구팀의 차범근 감독（45）은 지난달 31일 98킹스컵 국제축구대회를 제패한 뒤 또다시 이 말을 독백처럼 내뱉었다.
바로 최용수（25．상무）－진순진（24．할렐루야） 투톱을 두고 하는 말이다.
불과 1주일여 발을 맞춘 뒤 곧바로 국제대회에 첫 투입된 최용수－진순진 콤비는 `가능성'을 넘어 역대 최강 투톱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아시아 최고의 골잡이로 부상한 최용수는 3게임 연속골로 그 가치를 입증했고, 진순진은 노도처럼 상대진영을 헤집는 전선교란 임무를 완벽하게 해냈다.
차감독이 최－진 투톱에 대해 `원더풀'을 연발하는 것은 절묘하게 조화된 역할분담 때문이다.
최용수가 문전서 골을 낚는데 비상한 재주를 가졌다면 진순진은 엄청난 스태미나로 수비수들을 이리저리 몰고다니며 찬스를 만들어내는 스타일.
이것이 바로 이들이 기존 대표팀의 투톱과 구별되는 특징이다.
이집트와의 결승전서 최용수가 뽑아낸 후반 동점골도 진순진이 상대 수비수들에게 포위된 상태에서 절묘하게 찍어찬 힐킥 패스에서 비롯된 것이다.
일면 단순해보이는 차범근식 축구가 뜻밖의 대량 득점을 예고하고 있는 것도 둘에 대한 상대 수비진의 부하（負荷）가 대단히 크기 때문이다.
최－진 투톱의 또다른 강점은 `패기'와 `헝그리 정신'에 흠뻑 젖어있다는 점이다.
모두 20대 중반의 절정기에다 편모（최용수）－편부（진순진） 슬하에서 앞만 보고 달려온 둘의 축구인생은 그 자체로 드라마 같은 감동이 있다.
최용수－진순진의 환상 궁합이 일궈낼 `6월, 프랑스'의 대반란이 벌써부터 축구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김동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