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슈퍼리그] 오욱환 배구명가 재건 '선봉'
기사입력 1998년 02월 01일 15시 36분
중증의 고혈압 환자에 호프집 웨이터 출신 배구선수 오욱환（28．LG화재）이 `배구 명가' 재건에 앞장서고 있다.
김갑제 감독 전격 해임, 주포 구본왕 부상, 흐트러진 팀워크….
온갖 악재로 뒤얽힌 실타래를 푸는데는 `잡초 근성'이 제격이었다.
최악의 성적부진으로 휘청대던 LG화재가 지난달 31일 대한항공을 3대1로 꺾고 3차대회 진출의 불씨를 되살린 것은 `눈물젖은 빵'을 먹어본 오욱환의 투혼이 큰 힘이 됐다.
데이콤배 98한국배구슈퍼리그 개막전까지만 해도 우승후보로 거론됐던 LG화재의 추락은 선수들의 근성 부족이 빌미가 됐다.
지난달 13일 LG화재의 지휘봉을 잡은 김찬호 감독대행（코치）은 고참콤비인 오욱환과 강호인（29）에게 침체된 팀분위기를 되살리라는 특명을 내렸다.
"고려증권을 보라. 우리는 왜 끈질긴 승부근성이 없는가."
개인주의가 만연된 선수단을 한 곳으로 끌어모으는데는 고참들의 솔선수범 밖에 없었다.
고혈압 증상으로 지금도 통원치료를 받고 있는 오욱환은 코트에서 뒹굴며 후배들의 근성을 자극했다. 그리고 `정신교육'도 잊지않았다.
수원 수성고를 졸업한 직후 실업팀 입단이 좌절되자 호프집 웨이터 등 밑바닥 생활을 경험하면서 익힌 `잡초 근성'을 후배들에게 전수했다.
지난달 31일 대한항공전. LG화재는 더이상 `실책왕국'이 아니었다.
LG화재（23개）는 대한항공（33개）보다 10개나 적은 실책을 바탕으로 3대1 승리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배구명가' 재건의 신호탄이었던 셈이다.
[김 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