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가이드] A형이 바둑 잘 둔다?
기사입력 1998년 02월 01일 15시 36분
이창호 9단이 `돌부처'가 된 것은 피가 A형이기 때문?
초중급 바둑애호가를 위한 바둑월간지 `바둑가이드'는 최근 2월호에서 한국과 일본 프로기사의 기풍과 혈액형의 반상궁합을 특집기사로 꾸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풍이 사람의 기질 마냥 혈액형에 따라 다르다는 것.
A형의 프로기사는 규율이나 팀워크를 중시해 반상에서 정석이나 돌의 연관성을 강조한다.
자기 억제력이 대단히 우수해 상대가 집적거려도 묵묵히 잘 참는다. 그러나 소탐대실형.
묘하게도 바둑스타중에는 A형이 가장 많다.
`천하제일' 이창호9단을 비롯, `바둑황제' 조훈현, `세계최고의 공격수' 유창혁, `손오공' 서능욱 9단이 이른바 견실한 `완벽주의'를 추구한다는 A형 프로기사이다.
서로 다른 기풍이 고루 포진한 것은 누군 AA형이고 누군 AO형이기 때문.
일본의 경우 일본 최다 타이틀획득자인 사카다 에이오 9단을 비롯, `대마킬러' 가토 마사오, `지하철바둑' 고바야시 고이치, `우주류' 다케미야 마사키, `반상의 미학가' 오타케 히데오 9단 등이 A형 기사이다.
B형은 틀에 박히는 것을 거부한다. 독창성이 풍부한 천재형이어서 천변만화에 대한 적응력이 탁월하다. 따라서 이들과 대마싸움을 하는 것은 일종의 자살행위.
그러나 후회성 고집이 강해 상대가 끝까지 물고늘어지면 지레 포기하는 단점이 있다.
B형의 기사로는 `묘수풀이의 달인' 김수장 9단을 비롯, `한국판 우주류' 조대현 8단, `겁없는 신예' 김승준 5단과 이성재 4단 등이다.
일본에서는 조치훈 9단이 대표적인 B형 기사. 대만의 바둑영웅인 `이중허리' 임해봉 9단도 B형기사이다.
O형은 목적지향적이다. 강렬한 승부욕이 자랑. 상대의 `무리수'나 `집적수'에 화나면 정말 무섭게 몰아친다. 목적만 뚜렷하면 죽은 대마라도 되살리는 장기를 갖고 있다.
그러나 목적이 없어지면 의욕도 사라진다. 즉 수십집을 앞서다가도 곧잘 역전패 당하는 경우. 한번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는 게 큰 단점이다.
김인, 서봉수, 양재호 9단이 대표적인 O형 기사. `차세대 기수' 최명훈 6단과 `제2의 이창호' 목진석 3단의 뒷심이 약한 것도 O형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일본은 `괴물기사' 후지사와 슈코, 요다 노리모토 9단이 O형 기사이며, `98년의 새별' 야마다 기미오 7단과 유시훈 7단 등이 이에 속한다.
AB형은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한다. 항상 최악과 최선을 함께 생각하는 이중성.
그러나 공상을 잘 하고 감정 동요가 쉬운데다, 지나치게 신중해 큰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끈기부족 때문에 A형이나 B형에 비해 조금 밀리는 경향이 있다.
`꾀돌이' 김희중 9단이나 `샌님이론가' 최규병 8단, `야전전략가' 양상국 8단 등이 이에 속한다.
일본은 `컴퓨터' 이시다 요시오, 얼마전 유시훈에게서 천원을 빼앗아간 구도 노리오 9단 등이 대표적인 AB형이다.
[조경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