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땔감용 장작 인기 모락모락
기사입력 1998년 02월 01일 15시 35분
난방용으로 값비싼 기름 대신 나무를 때는 가정이 늘고 있다.
경유, 등유, 벙커C유 등 보일러용 기름값이 최근 1년 사이 2∼3배 가량 치솟자 거실에 벽난로나 주물형 난로를 설치, 제재소나 목공소 등에서 구한 나무를 때며 겨울을 나고 있는 것.
주부 이정임씨（28．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지축동）는 기름보일러를 사용하느라 난방비로만 월 40만원이 들자 이달초 고물상에서 3만원을 주고 주물형 난로를 샀다.
땔감으로는 값비싼 벽난로용 참나무 대신 동두천시 양주군 덕계리에 있는 목재 쓰레기처리장에서 건축폐자재로 굴러다니는 화목（火木） 100㎏을 단돈 1만원에 구입했다.
이씨는 "화목 100㎏으로도 올 겨울은 거뜬히 날 수 있을 것 같다"며 "보일러는 안방에 군불을 때는 정도만 사용하기 때문에 난방비의 70％를 절약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가평군에서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무길씨（47）는 벽난로가 딸린 전원주택에 살면서도 난로 대신 기름보일러에만 의존했으나 올겨울부터는 벽난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땔감은 근처 야산에서 고목나무를 주워 사용하기 때문에 단 한푼도 들지 않는다고.
김씨는 "생각보다 난방효과가 뛰어나 기름을 땔 때보다 훨씬 따뜻하다"며 "난방비 절약은 물론, 벽난로 덕분에 집안 분위기도 운치있게 변했다"고 자랑했다.
나무를 때는 가정이 늘면서 벽난로나 주물형 난로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삼진벽난로의 정현진 영업부장（35）은 "벽난로와 주물형 난로는 80년대에 유행을 탄 이후 점차 판매량이 줄었으나 올겨울 들어 갑자기 30％이상 주문량이 늘었다"고 말했다.
기름 보일러 대신 벽난로를 이용하는 업소들도 늘고 있다.
서울 광화문의 레스토랑 `나무와 벽돌'은 벽난로를 장식용으로 설치, 이따금 사용했으나 기름값 인상 이후 기름보일러 대신 본격 가동, 연료비를 대폭 절약하고 있다.
이 업소 관계자는 "영업시간 내내 벽난로에 불을 지핌으로써 업소분위기가 살아나 손님이 20％ 가량 늘었다"며 "특히 벽난로 주변 테이블은 손님들에게 인기가 아주 높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