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농구] 절대 강자는 없다
기사입력 1998년 01월 31일 14시 30분
대학농구도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고려대와 연세대의 독과점 양상을 띠었던 대학농구가 최근 중앙대 경희대 명지대 한양대 등 신흥강호들의 급부상으로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80년대 중반 허 재 강동희 김유택을 앞세운 중앙대가 기존 질서를 깨고 대학농구의 맹주로 떠올라 잠시 전성기를 누린 이후 10여년만에 찾아온 새질서.
특히 연세대와 고려대의 독과점을 주도했던 서장훈과 현주엽이 2월말 졸업을 하게돼 새학기부터 대학농구 판도는 혼미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농구판의 구조조정은 지난해 12월에 열린 2차 대학농구연맹전에서 명지대가 고려대를 꺾으면서 가시화됐고 97∼98농구대잔치부터는 현실로 다가섰다.
결선리그 2위와 3위로 4강 플레이오프에 오르긴 했지만 연세대는 결선서 경희대에 덜미를 잡혔고 고려대는 예선서 경희대와 건국대에, 결선서는 명지대에 각각 고배를 들었다.
휘몰아친 구조조정의 물결은 이달 졸업예정인 고교 유망주들의 진로를 살펴보면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을 간파할 수 있다.
최대어 김주성（부산 동아고．2m5）이 중앙대 입학을 확정했으며 대학팀들의 스카우트 표적이 됐던 김태완（휘문고．2m3）과 정 훈（낙생고．2m2）은 각각 한양대와 성균관대로 진로를 결정, `포스트 서장훈－현주엽 시대'의 기대주들이 모두 고려대와 연세대를 외면했다.
이처럼 고졸 유망주들이 간판보다는 실리를 선택하게 된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프로농구 시대가 열리면서 대학시절 동안 실전경험을 쌓는 방향을 선호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구조조정과 함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팀이 바로 경희대.
윤영필의 졸업공백에 대비해 지난해 김중길（1m97）을 보강한 경희대는 강 혁－김성철 콤비가 여전히 위력을 과시, `회기동의 봄'을 예고하고 있다.
또 박재일 표명일이 졸업하는 명지대 역시 길도익 장영재 등 주포들이 건재, 군웅할거시대에 눈여겨 봐야 할 다크호스로 꼽힌다.
[류성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