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덕브레디,알고보니 '최첨단 선수'
기사입력 1998년 01월 31일 14시 30분
★…`알고보니 첨단 선수'.
지난 1월30일 입국한 외국인선수 덕 브래디（29）가 롯데관계자들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당초 그의 입국을 추진하던 롯데는 실망이 이만저만 큰 게 아니었다.
심지어 한 구단직원은 "대학서 심리학을 전공했다고 하지만 세상에 그런 촌뜨기는 둘도 없겠다"며 혀를 찼다.
그의 고향인 미국 잭슨빌에 수시로 폭설이 내려 우편배달부가 취업서류를 전달하지 못해 입국이 예정보다 10일 이상 늦어졌고 입국을 코앞에 두고는 직원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출발날짜가 자유로운 `오픈티켓'이 무슨 뜻인지 몰라 롯데구단에 거듭 되물어 온 것.
태어나서 국제선 항공기를 한번도 타 본 적이 없다는 브래디의 말에 김포공항으로 마중나갔던 롯데 직원들은 "타긴 탔을까"하며 발만 동동 굴렀다.
하지만 정작 입국장을 통과한 브래디는 야구만큼은 최첨단이었다.
금발머리에 동그란 안경을 쓴 모습에서 지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데다 자신이 쓸 루이빌 방망이 20자루를 챙겨오는 꼼꼼함을 보였다.
롯데 관계자들을 더욱 흡족하게 한 것은 신주단지 모시듯 안고 나온 펜티엄급 노트북.
인터넷을 이용해 가족들에게 E메일로 안부를 전하고 투수의 구질과 투구폼, 습관 등을 기록하기 위한 용도라며 즉석에서 컴퓨터를 켜 보였다.
브래디는 "마이너리그때부터 동료들이 자료를 부탁하면 즉석에서 뽑아줬고, 내 자신도 컴퓨터분석의 효과를 적잖이 봤다"며 자랑까지 곁들였다.
아직까지 한국선수들에 대한 자료는 하나도 입력하지 못했다는 그는 "빈파일을 채워나가며 한국야구에 적응하겠다"는 이색적인 각오를 밝혔다.
`브래디 파일'에 오를 첫 한국인 투수는 누가 될지 궁금하다.
[이유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