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성의 풍속사] (25)수녀원
기사입력 1998년 01월 30일 15시 58분
뮤지컬'넌센스'가 31~2월5일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올려진다.광고도 대대적으로 하고 있는데 익살스럽다.
광고 속의 수녀 하희라는 꽃다발을 가슴에 안고 '(최)수종씨 고마와요,이렇게 향기로운 꽃을 보내주어서…'라며 흐뭇해한다.
그모습을 본 임상아는 '수녀는 남자 생각하면 안돼!'하며 기겁을 하고 신애라는 '우리(차)인표씬 뭐하는거야?'하며 불평한다.
'넌센스'의 수녀님들은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럽다'그러나 이렇게 '사랑스러운' 수녀님과는 달리 유럽의 수녀들은 수세기에 걸쳐 음란방탕의 대명사였다.
오죽하면 '상반신은 성모,하반신은 창녀'라는 말까지 나왔을까.'아그라르의 수녀원에서는 40명의 수녀가 19명의 아이를 두고있었다'
에두아르트 푹스가 쓴'풍속도의 역사'(도서출판 까치)에 나오는 구절로,1563년 오스트리아 세습령인 다섯곳의 수도원을 조사했을 때의 보고서의 기재사항이다.
이런 기록은 수없이 많다.13세기의 성직자인 하인리히는 '수녀가 육욕의 유혹 때문에 순결을 지키지 못할정도로 몸이 타오를 때는 속인에게 몸을 맡기는것보다 성직자에게 몸은 맡기는것이 낫다'고 충고하고 있다.
영국 헨리8세 당시의 신학자였던 토마스리는 1538년 '수도원에서 남창등이 줄줄이 기어나왔다.(소돔과)고모라는 마을이 이와 같았을 것이라고 생각될 정도였다'고 개탄하고 있으며 14세기 프랑스의 성직자인 게르송은 '간음행위를 아무도 몰래 주일이 아닌날,신성한 장소가 아닌곳에서 미혼자와 했다면 그것은 그리 문제 삼을 필요가 없다'
는 내용의 고육지책까지 제시하고 있을 정도다.
수녀원은 귀족들의 유곽에 버금가는 음란한 장소였던 것이다.그리하여 수녀원의 화장실은 낙태장소가 되었고,벽에 칠해진 영아는 말라붙어 죽어갔다.
그러나 오늘날의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한시절 수도원과 수녀원은 '문제아'들의 집합소였다.유산을 못받게 된 귀족의 자녀,생계가 어려워 입을 줄이려 도망온 평민의 도피처였다.
스스로 수도원에 들어가는 여자는 거의 없었다.결혼적령기를 놓치거나 가정사정 탓에 수도원에 들어갔던 것이다.한번 들어가면 못나왔다.
이같은 상황에 반기를 든 사람은 루터다.루터는 12명의 수녀들을 탈출시킨 적이 있다.8명은 결혼까지 시켰다.
42세의 노총각 루터는 독일농민전쟁이 한창이던 1525년 24세의 카테리나 폰 보라와 결혼했는데,신부는 그가 탈출시킨 수녀가운데 하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