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줏골] 30돌맞은 '광화문 북어국집'
기사입력 1998년 01월 30일 15시 58분
서울 중구의 `광화문 북어국집'하면 시내 웬만한 직장인들은 다 알만한 곳이다.
YS와 DJ는 물론 서울시장이나 연예스타 등 명사들도 밤낮없이 즐겨 다녀갔다.
원 이름은 `터줏골'(777-3891)이다.
북어국 한가지만 끓여내다보니 별명이 이름처럼 굳었다.
올해로 북어국 30돌.
주문진이나 삼척에서 사다쓰는 북어는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이다. 통북어를 작두로 썰어 가시를 발라내고 훌훌 털어낸뒤 씻어 국에 넣는다.
무교동 맛집중 가장 빠른 오전 5시에 문을 열어 오후 9시까지 무려 16시간 영업을 하는 것도 전과 동.
그러나 30년전 180원하던 북어국이 지금은 4천원이 됐다. 북어값은 더 많이 올랐으나 박리다매가 원칙이란다.
주인이 바뀌었다. 물론 대물림. 서울 북어국집의 원조인 진인범씨(60)가 병세로 은퇴하면서 두 아들이 대를 이었다. 진씨의 둘째 아들인 광신씨(31)가 사장이라면, 막내 광삼씨(29)는 부사장인 셈.
3남1녀가 대학시절 자기 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기 때문에 북어경력은 죄다 최소 10년쯤은 넘는다.
터줏골의 북어국에는 밑반찬으로 나오는 새우액젓을 타야 담백하고 구수한 제맛이다. 육수는 사골을 16시간쯤 펄펄 끓여쓴다.
북어국의 두부와 밑반찬인 물김치가 별미.
전성기때는 하루 15쾌(360마리)의 북어가 나갔다. 그러나 요즘은 IMF한파로 오전 7∼10시 줄을 서던 `아침 손님'들이 상당히 줄었다. 점심은 여전한 편이다.
북어국집에는 30년 가훈이 있다. "정성이 첫째요, 그 다음이 맛"이다.
[조경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