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가요] 리메이크'붐'
기사입력 1998년 01월 30일 15시 58분
리메이크가 IMF식 음악으로 각광받고 있다.
음반에 한두곡 양념으로 넣던 것에서 아예 앨범 전체를 옛날 노래로 도배할 만큼 리메이크(기존의 곡을 새롭게 편곡해서 다시 부르는 것)는 가수들의 단골메뉴로 자리잡았다.
특히 요즘은 시대 분위기에 맞추어 `재활용'이란 차원에서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유명작곡가가 부르는 곡비의 3분의1정도만 지불하면 근사한 소스가 생기는데다 친한 동료일 경우 `말만 잘하면' 공짜로도 예전의 히트곡을 부를 수 있다는 점이 다분히 유혹적이다.
요사이 리메이크음악의 특징은 그다지 유명하지 않았던 노래를 기발한 편곡으로 새롭게 만들어 아예 타이틀곡으로 올리는 경향이 짙어졌다는 것. 오리지널 곡을 모르기 때문에 리메이크 여부에 신경쓰지 않는 신세대팬층의 확대도 리메이크 붐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최근 5집을 발표한 김건모는 이치현과 벗님들의 `당신만이'를 다시 불렀다. 24비트의 경쾌한 리듬으로 김건모식 편곡이 돋보이는 `베이비 아이 러브 유'는 `사랑이 떠나가네'에 이어 김건모가 밀 후속곡. 앞부분과 중간중간 랩을 넣어 풍성하고 감각적인 곡으로 변모시켰다.
지난 앨범에서 `연극이 끝나고 난 뒤'를 새롭게 해석해 칭찬을 들은 바 있는 김현철은 이번 6집에도 리메이크곡을 넣었다. 해바라기의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을 여행스케치와 함께 펑키로 덧칠했다.
열여섯 나이가 믿기지 않는 성숙한 음색을 가진 신예 박지윤. 그의 데뷔 앨범은 리메이크곡 일색이다.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하늘색 꿈'은 80년 그룹 로커스트가 불렀던 노래.
하우스음악으로 새단장한 데다 자신이 태어나기 전 나왔던 곡이라 가수 스스로도 `신곡'인 줄 알았다는 후문. 또한 예전 강수지가 불렀던 `애상'도 리메이크해 담았다.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진주는 글로리아 게이너의 `아이 윌 서바이브'를 번안한 `난 괜찮아'로 가수 활동을 시작한 케이스. 현란한 고음처리로 오리지널곡을 머쓱하게 만들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김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