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셀로] 죽음으로 통하는 삼각관계
기사입력 1998년 01월 30일 15시 58분
예술의전당은 개관 10주년을 기념, 해외우수공연단체 초청공연의 하나로 영국의 대표적인 국립극단인 로열 내셔널 시어터를 초청, 오는 2월 11일부터 20일까지 토월극장에서 `오셀로'를 공연한다.
이 기획무대는 환율급등 등으로 초청비용이 두배나 뛰어오르는 바람에 무산될 뻔했으나 주한 영국문화원과 영국 외무부가 2억원 규모인 개런티 전액을 부담하겠다고 나서 성사됐다.
`오셀로'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가운데서도 가장 리얼리즘에 충실한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삼각관계를 둘러싼 심리묘사가 뛰어나 현대인의 구미에도 잘 맞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으며 공연시간도 1회에 3시간 20분이 걸린다.
무어인이란 혈통 때문에 원로원 귀족의 딸 데스데모나와 비밀리에 결혼한 베니스의 장군 오셀로가 충직한 부하였던 이아고의 질투어린 간계에 빠져 아내를 의심하다가 결국 모두가 슬픈 최후를 맞는다는 게 극의 흐름.
이번 무대는 뮤지컬 `올리버'로 유명한 샘 멘데스가 연출을 맡아 간결한 무대장치, 상징적인 의상, 강렬한 신시사이저 음향 등으로 독특하게 꾸며낸다.
데이비드 헤어우드(오셀로) 시몬 러셀 빌(이아고) 클레어 스키너(데스데모나) 등 정상급 배우들이 출연, 앙상블을 선사한다. 대사는 원어로 진행되나 관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한글 자막이 설치된다.
샘멘데스 판 `오셀로'는 지난해 8월에 초연된 뒤 지난 6일 런던에서 앙코르 공연까지 마치고 일본을 시작으로 순회공연에 나섰다. 우리나라에 이어 4월까지 호주 홍콩 미국 뉴질랜드를 순회한 다음 5월 1일부터는 다시 영국무대에 오를 예정.
1976년 세계적인 명배우 로렌스 올리비에를 극장장으로 맞아 창단된 로열 내셔널 시어터는 3개의 극장을 갖고 있으며 1주일에 최소한 6개의 다른 작품을 무대에 올릴 만큼 영국은 물론 세계에서도 최고, 최대의 극단으로 손꼽힌다.
현재는 국내에도 잘 알려진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연출한 트레버 넌이 극장장을 맡고 있다. 2월 11, 13, 18, 20일 오후 7시. 12, 14, 17, 19일 오후 2, 7시. 15일 오후 2시. 16일 공연없음. (02)580－1234
[박용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