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재홍] 간판공격수 펄펄
기사입력 1998년 01월 30일 14시 41분
취업을 걱정하던 무명 신인이 `IMF팀' 고려증권의 간판 공격수가 됐다.
삼성화재 현대자동차써비스 등이 외면했던 `3류 신인' 손재홍（22）이 `IMF 투혼'의 중심에 우뚝 서 있는 것이다.
"큰일이야, 배구명가 고려증권에 정말 선수가 없는 모양이군."
데이콤배 98한국배구슈퍼리그 1차대회에 손재홍이 얼굴을 내밀자 배구인들이 안타까운 목소리로 한마디씩을 던졌다.
2@가 `기본'인 왼쪽공격수로는 턱없이 작은 1m86의 키, 실업팀들이 눈길 한번 주지않았던 밑바닥 대학선수 출신, 볼품없는 경력….
혼신의 힘을 다해 연일 강타를 때려내도 그에 대한 평가는 냉혹했다.
"상무에 입대한 이수동의 공백을 메우려고 애쓰는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면 `본색'이 드러나겠지."
하지만 손재홍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29일 상무전에서는 9득점 26득권 3블로킹에 서브리시브 성공률 82.86％（29/35）.
고려증권이 3대2로 풀세트 접전에서 승리한 것은 손재홍이 공수에서 뛰어난 활약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오른쪽 거포 문병택（27）이 급격한 체력저하로 공격능력이 떨어짐에 따라 사실상 고려증권의 주포 역할을 해내고 있다.
대학（홍익대）지원금만을 주는 조건으로 고려증권에 입단했던 무명신인이 신진식（삼성화재） 박희상（대한항공） 등 스타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이다.
[김 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