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기사입력 1998년 01월 30일 14시 41분
"걱정이 태산입니다."
올들어 경마장 입장인원과 매출액이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이자 기뻐해야 할 마사회가 오히려 `태풍'을 앞둔 선원처럼 초조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IMF한파로 빚더미에 오른 사업가나 실직자 중 상당수가 `한탕'을 노리고 대거 경마장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
올들어 하루평균 입장인원은 9만5천225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7만5천884명）에 비해 무려 25.3％나 늘었다.
평균 매출액도 309억으로 지난해（272억여원）에 비해 13.6％ 늘었다.
마사회의 고위관계자는 "1월은 휴장직후인데다 날씨가 추워 입장객이 10∼20％ 줄어드는 것이 보통인데 올해는 폭발적으로 늘었다"며 "이는 경마 대중화와는 관계없이 한탕주의를 노린 파산자들이 유입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마사회는 전 부서를 상대로 `IMF한파가 경마에 미치는 영향과 대책'이란 내부보고서 작성 제출을 지시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마사회가 매출액이 늘고 있음에도 불안에 떨고 있는 것은 파산한 사업가나 실직자들이 마지막 수단으로 각종 부정사건을 일으키거나 베팅에 실패할 경우 자살소동을 벌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불미스런 일이 터지는 날이면 온갖 비난의 화살을 받게 되고 최악의 경우 경마를 중단하는 사태까지 감수해야 한다는 것.
마사회는 이번주부터 장내정리본부, 방송실, 종합상황실 등으로 나뉘어져 있는 상황실을 종합상황실로 통합운영하고 각층마다 방송용 비상마이크를 설치, 사고발생 즉시 수습에 나설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현재 418명에 불과한 안전관리요원 수를 500∼600명선으로 대폭 늘리는 한편, 경마팬 구조와 응급조치 요령 등 사고방지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밖에 마사회 임직원 모두에게 사고시 개인별 임무를 부여, 현장요원으로 활용하고 2만7천여명에 달하는 과천경마장 관람대 입장객 중 3천여명을 경마공원으로 유도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진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