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설날엔 '방콕파'
기사입력 1998년 01월 26일 15시 27분
`IMF 한파'가 프로축구 선수들의 연휴 풍경마저 바꿔놓고 있다.
설날을 전후해 프로축구 10개구단들은 선수들에게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1주일까지 휴가를 주었지만 선수들은 집안에서 조용히 보내겠다는 `방콕파'가 대부분이다.
먼저 포항과 현대는 `고향이 그리워도 못가는 신세'다.
다음달 11일 중국 상해에서 벌어지는 제17회 아시아클럽선수권대회를 대비해 구슬땀을 쏟고 있는 포항은 설날인 28일 하루만 휴식을 취한후 강도높은 훈련을 계속한다.
포항집에서 친척들과 함께 조용히 설을 보낼 황선홍（포항）은 새해 첫날 일찌감치 충남 예산의 아버지 묘소에 다녀와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현대 김현석은 소속팀이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배국제대회（2월10∼20일） 출전을 앞두고 28∼29일 이틀만 쉬고 내달 5일 출국때까지 강훈이 예정돼 있어 28일 잠시 짬을 내 서울 중앙병원에 입원해 있는 아버지 병문안을 한 뒤 곧바로 울산으로 내려갈 예정이다.
3일간의 휴가를 얻은 대우의 `야생마' 김주성은 26일 오후 훈련이 끝나자마자 곧장 속초로 직행, 고향 친지들께 신년인사를 드리고 눈덮인 설악산 대청봉을 등반할 계획이다.
월드컵팀 복귀를 꿈꾸는 박건하（삼성）도 3일 휴가동안 빼놓지 않고 개인운동을 한 뒤 30일 삼성의 베이스캠프가 위치한 거제로 향한다.
우의가 돈독하기로 소문난 전북의 외국선수 4명은 3일 휴가 동안 가까운 유원지를 찾아 신년의 객회（客懷）를 달래기로 했다.
한편 SK는 외국선수들을 위해 30일 인천 송도의 한 식당을 빌려 특별 만찬을 베풀 예정이고 SK 김기동은 4일간의 휴가동안 은사들을 찾을 계획이다.
1월내내 팀의 연고지인 광양에 머물렀던 노상래（전남）는 25일 훈련을 마치고 상경, 본가와 처가에 들렀다가 27일 순천으로 내려가 29일까지 개인훈련을 하면서 30일부터 재개되는 팀훈련에 대비할 작정이다.
지난 24일부터 일찌감치 설휴가에 들어간 대전선수들은 29일까지 휴가를 마치고 30일 재개되는 팀훈련에 합류한다.
[최성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