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한국어'호령' 동계훈련 바람잡이
기사입력 1998년 01월 26일 15시 27분
@…"들어와！" "나가！" "안돼！" "잘했어！"
프로축구 부천 SK의 불가리아 청소년대표 출신 필립（26．DF）이 요즘 유창한（?） 한국어로 SK 동계훈련 캠프의 `바람잡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인천구장에서의 연습경기때면 수비수로 `안방'을 책임지고 있는 필립의 호령 소리는 90분내내 쉴 새가 없다.
때론 동료들의 어깨를 감싸안으며 "잘했다"고 칭찬하기도 하고 때론 "안된다"며 준엄하게 꾸짖기도 한다.
필립이 한국땅을 다시 밟은 것은 지난 10일.
이미 지난 92년초부터 1년여 동안 유공（현 SK）에서 뛴 경험이 있긴 하지만 5년이라는 공백을 훌쩍 뛰어 넘어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하고 나설수 있었던 데는 그의 어학 실력이 한 몫을 했다.
사실 필립의 한국어 수준은 `조끔' 정도가 아니다.
한국어 인터뷰는 물론 코칭스태프와 전술적인 대화가 가능할 만큼 일정 수준에 올라있다. 필립이 구사할 수 있는 외국어는 불가리아어 독일어 러시아어 영어 한국어 등 5개국어.
그렇기에 러시아 출신의 니폼니시 감독과는 러시아어로도 의사 소통이 가능하다.
외국어 공부가 취미이기도 한 필립은 한번 들은 외국어는 잘 잊지 않을 정도로 언어 감각이 탁월하다.
물론 명랑한 성격 또한 그를 `다국적용'으로 만드는데 큰 보탬이 됐다.
부상으로 인해 `코리언 드림'의 꿈을 접은뒤 5년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필립.
그는 더욱 성숙해진 기량과 함께 유창한 한국말로 `제2의 코리언 드림'을 꿈꾸고 있다.
[양정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