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용감독] 나이잊은 겨울나기
기사입력 1998년 01월 26일 15시 27분
50대 `고참 감독들'의 겨울나기가 뜨겁다.
최고령 사령탑인 해태 김응용감독（57）을 비롯해 쌍방울 김성근（56）, 한화 강병철（52）, OB 김인식감독（52）은 요즘 약속이나 한듯 새벽같이 이부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IMF 한파'가 야구판까지 깊숙이 파고들어 선수단 전체가 시름에 잠겨 있지만 이들 `시니어 감독들' 사이에 때아닌 훈련 열기가 후끈 달아 오르고 있는 것.
해태 김감독은 올들어 만나는 사람들마다 `알통'을 자랑한다.
얼마전 30만원을 들여 장만한 각종 웨이트트레이닝 장비로 근육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지난 72년 현역에서 은퇴한 이후 26년만에 처음으로 웨이트 기구를 만지기 시작한 이유는 `스트레스 해소용'.
"이종범을 보낸데다 외국인 선수도 못 데려와 다가올 시즌만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지만 운동을 하면 잠시나마 잊을 수 있다"는 것이 김감독의 말.
김응용감독의 부산상고, 한일은행 5년 후배인 한화 강감독도 헬스장비로 체력훈련에 열중이다.
평소 운동보다 사우나 체질이었던 강감독이지만 지난해말부터 몸이 예전같지 않자 더 늦기전에 관리를 시작한 것.
쌍방울 김성근감독은 매일 맨발 조깅을 한다.
독특한 체력관리 비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김감독은 이외에도 똑바로 선 자세에서 앉았다 일어서기로 하체를 단련하고 있다.
주당으로 소문난 OB 김인식감독은 새해들어 술을 줄이는 대신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을 다지고 있다.
그러나 주변에선 사람 만나기 좋아하는 김감독이 얼마나 버틸 지 눈꼬리를 치뜨고 있다.
이처럼 프로야구 50대 감독들이 앞다퉈 체력훈련을 하고 있는 것은 페넌트 레이스 6개월 동안 하루하루 피말리는 승부에서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삶의 투쟁이다.
이에 반해 LG 천보성（45）, 현대 김재박（44）, 롯데 김용희（43）, 삼성 서정환감독（43） 등 40대 `주니어파들'은 아직 젊음을 자랑하며 헬스기구를 `돌' 보듯 하고 있다.
[김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