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설놀이] 합동 제기차기,통일 윳놀이
기사입력 1998년 01월 26일 15시 27분
민속놀이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전통민속놀이를 그대로 즐기는 게 아니라 나름대로 변화를 줘 새로운 재미를 추구하는 것.
최근들어 발로 차는 제기가 아니라 여러사람이 손발을 맞춰 하는 함께 쳐 올리는 식의 합동제기차기가 등장,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름 30㎝정도의 둥근 합판 가장자리에 4∼6개의 끈을 매달아 각자 줄 하나씩을 손으로 잡고 당겼다 풀었다 하며 제기를 쳐 올리는 것.
개인의 능력보다는 참가자 모두의 호흡이 잘맞아야 하는 것으로 누구 하나라도 게으름을 피우거나 리듬을 놓치면 제기가 바닥으로 떨어지기 일쑤.
이진주양（22．Y대 3년）은 "집에 있는 합판에 끈을 달아 가족들과 함께 제기놀이를 하니까 폭소가 끊이지 않는 것은 물론 가족간의 유대도 더욱 돈독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류업체인 두산백화는 설날을 앞두고 `통일윷놀이'라는 새로운 방식의 윷놀이를 마련,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서울을 출발해 광주, 부산, 평양 등 48개 도시를 말판에 표시해 이를 일주해 통일의 염원을 이룬다는 것.
이 윷놀이는 말이 광주, 마산, 전주, 춘천, 동해, 양덕, 나진 등에 닿을 경우 두칸을 뛰어 멀리 돌아가도록 하는 것과 아울러 중강진에 닿으면 보너스로 개성까지 5칸을 건너 뛸 수 있도록 하는 등 `건너뛰기' 규칙을 정해 놓고 있다.
강릉을 지나 원산 다음에 있는 함흥에 말이 닿게 되면 그 말은 몇개라도 `함흥차사'로서 죽게 되며 한라산, 경주, 군산, 백두산, 사리원 등 5곳에 말이 도착할 때는 `구경하세요'라는 뜻으로 2개 이상의 말을 업고 있으면 그 중 하나는 죽게 되는 함정을 마련해 놓고 있다.
이와 함께 민속놀이라고 부르기에는 지나친 감이 있기는 하지만 IMF식 고스톱도 인기를 끌고 있다.
IMF가 우리나라에 돈을 꿔주는 대신 경제문제에 `콩나라 팥나라' 관여하듯 `피박'이나 `광박'을 쓰는 위기에 처할 경우 옆사람의 패를 이용하는 대신 칠 때마다 그 사람으로부터 간섭을 받아야 하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김호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