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구조조정의 칼날 피하려면
기사입력 1998년 01월 26일 15시 27분
`음력설'에서 `구정'였다가 `민속의 날'였다가 다시 `설날'이 된 `설'이 됐다.
그런데 올해는 이 설을 누구나 `구정'으로 부르는 경향이 있다.
`신정의 반대니 당연히 구정이지 그게 뭐 이상하냐！'며 에로_는 별 걸 다 갖고 문제를 삼는다고 하실 애독자 분들도 계시리라.
그런데 올 구정이 `구정(舊正)'이 아니고 `구정(構整)'이니 탈이란 말이다.
이 구정이 `구조 조정'의 약어 아닌가.
사장님들께서 구정 연휴를 이용해 완전히 구조 조정을 해 버리는 모양이다.
"김과장, 구정 연휴 사흘로는 너무 짧아！ 쌓인 피로가 풀리겠나? 이 참에 고향에 가거든 영원히 휴가를 갖게！"
그러면 구정이 구조 조정이 돼 버린 김과장은 낙향을 하면서 운다.
"아, 예전엔 구정이 즐거운 명절 구정(舊正)였는데 올 구정은 완전히 `구정'물 뒤집어 쓰는 거구나. 흐흑∼！"
그러니 정리해고니 고용조정이니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지 않으려면 미리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몇가지 비법을 말씀드리자면,
1. 지하도의 걸인 여인 중에는 간혹 아기를 등에 업고 고객(행인)들의 동정심을 극대화 시키는 방법을 구사하는데…. 아기를 업고 출근한다. 그 아기를 몰래 꼬집어서라도 마구 울린다.
"사장님！ 사내를 시끄럽게 해서 죄송합니다. 그러나 아내는 제가 이 회사에서 잘리면 대신 직장에 나가야 한다며 기술학원에 다니느라…. 흐흑∼！"
2. 카드 대금 청구서, 은행대출서, 사채 차용증서, 동네 가게 외상장부 등을 옷에 세탁물 꼬리표처럼 줄줄이 달고 다닌다. 돈이 억수로 많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설명이 된다.
3. 사장이 `박하수' 한병을 내밀며 "힘들지? 낼부터 나오지 마"하면 대답한다. "괜찮아요. 운동 삼아서 하는 건데요 뭐"하면 어떻게 자르겠나?
4. 당신의 쌍판(화 나서 말할 때 쓰는 얼굴의 표현)이 비교적 반지르르한 여사원이라면 회사안에 뜬금없이 이런 소문을 낸다.
"흥！ 나한테 약점이 있는 사장이 난 못 자를 걸！"
사원들은 쑥덕댈 것이고 그 얘기가 마침내 사장 귀에도 들어 간다.
사장은 당황한다. 안자르자니 섬씽이 있는 걸로 오해를 받을 것이고, 자르자니 `아래 빼앗고 위(목)까지 자른 놈이라 흉 볼 것같아' 안절부절, 결국 덜 비정한 놈(?)이 되려고 당신을 그냥 놔둔다.
아, 이렇게까지 해서 살아 남아야 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