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시대] 젊은작가 7인의 은밀한 내면고백
기사입력 1998년 01월 26일 15시 27분
우리시대를 대표하는 젊은 작가 7명이 소설집 `서정시대'(문학동네)를 출간했다.
소설집에는 계간 `문학동네'가 96년 여름호부터 97년 겨울호까지 `젊은 작가 특집'에서 집중 조명한 은희경 함정임 채영주 김인숙 윤대녕 최인석 구효서 등 일곱 작가의 작품들이 실렸는데 `자전 소설'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유년 시절로 되돌아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거나, 가장 예민했던 젊은날의 첫사랑의 아쉬움을 토로하거나, 현재의 일상을 세세하게 그리든지 이들의 치열한 내면의 고백은 자전 형식을 취해서 은밀한 정신세계와 고통스런 삶의 단면을 엿보게 해준다.
`서정시대'를 쓴 은희경은 "그때 열아홉살 때 첫 키스에 실패하지 않았다면 내 첫 사랑은 완성되었을까" 등 그녀 특유의 속도감있고 해학적인 어조의 문장을 구사하면서 독자들의 눈을 사로 잡는다.
또 구효서는 "난 소설이란 것에 코가 꿰어 도살장에 소처럼 질질 끌려갔던 것 같애"(`오남리 이야기3－하기에게'), 김인숙은 "쓰고 싶었다. 절대로, 경찰서장이 사인해 달라고 내밀 수 없는 소설을"(`바다에서'),
최인석은 "글 쓴다는 것은 바퀴 빠진 수레를 밀고 언덕을 혼자서 올라가는 짓"이라며 문학청년 시절을 회상하거나 자신의 문학관을 토로한다.
그런가 하면 채영주는 알 수 없는 젊음의 열병에 사로 잡혀 방황하던 20대를 되돌아보고(`미끄럼을 타고 온 절망'), 윤대녕은 애절한 사랑의 아픔을 애절하게 그려낸다(`은항이라 안에서').
특히 소설가 고 김소진의 반려자였던 함정임은 "새벽이 되자 그의 혼은 한 마리 새가 되어 어둔 허공 속으로 날아갔다"(`동행')며 악마같던 상황을 회고한다.
[이승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