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카스배 천원전] ○권오인 2단●서봉수 9단
기사입력 1998년 01월 26일 14시 05분
제5보(65∼83)＝권 2단은 올해로 만 18세. 초등학교 1학년(87년)때 부친의 어깨너머로 바둑을 접한 뒤 기력이 일취월장, 이듬해 고향인 충주를 떠나 권갑용 6단의 최초 내제자로 발탁되는 행운을 얻었다. 91년 `이붕배'에서 우승하면서 다음해 연구생에 입문, 본격 입단수업을 받았다.
그러나 입단의 문은 생각보다 험했다. 두번의 좌절을 맛본 뒤 드디어 95년 말 2전3기 끝에 프로에 입문했다. 어린 나이에 오랜 객지생활을 한 탓인지 그는 나이에 비해 어른스럽고 매우 차분한 성격이다. 그것이 기풍에도 작용한 듯 끈기가 대단하고 힘을 바탕으로한 `역전형'의 기사다.
65까지 결과는 흑의 만족. 백 일단을 양분하면서 하변 일대에 착실한 실리를 얻고 있는 흑이다. 다만 백의 위로는 66．68로 먹여쳐 하변 흑진에 약간의 뒷맛을 남긴 것. [참고도 1]을 보자. 그 뒷맛이란 백 1∼7까지 패를 내는 수단. 그러나 흑에도 대안은 있다.
그것이 [참고도 2] 흑 1로 먼저 젖혀가는 수. 백은 2로 막을 수밖에 없다. 이 수로 A에 늦추는 것은 흑 4로 그만. 어쨌든 흑 3, 백 4면 패는 패지만 흑이 B, C로 패를 이겼을 경우 흑 A로 끊는 큰 끝내기가 부담이 되어 백으로서도 섣불리 결행하다간 오히려 화를 자초할 공산도 큰 곳이다.
백 72．74는 후수지만 큰 끝내기. 방치하다 역으로 흑 74의 곳을 당하면 견딜 수 없다. 흑 75로 다가섰을 때 백 76이 침착했다. 이 수론 [참고도 3] 백 1 귀쪽을 막기 쉬운데 흑 2．4면 백 두점(△)이 자연스레 잡히고 상변 흑진이 좋아 흑이 순풍을 탄 흐름이 된다. 69＝66의 자리.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