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호] 지명타자 거듭나기
기사입력 1998년 01월 25일 15시 41분
OB 팬들은 올해부터 펜스를 타고 기어오르는 김상호（33）의 허슬플레이를 더이상 구경하지 못하게 됐다.
좌익수에서 지명타자로의 포지션 변경이 불가피하기 때문.
OB는 올시즌 올라운드 플레이어 김동주와 외국인 선수 타이론 우즈를 영입했다.
둘다 외야수로서의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비력이 떨어지는 김상호의 포지션 이동은 기정사실이 됐다.
김인식감독은 "40일간의 창원 전지훈련을 거친뒤 자리배치가 결정나겠지만 현재로선 김상호가 지명타자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다이빙 캐치 등 호쾌한 수비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김상호는 30살이 넘어가면서부터 외야수비능력이 눈에 띄게 처지기 시작했다.
타구를 쫓아가다 허벅지 근육통이 생기는 일이 잦아졌고 공에 대한 집중력도 떨어졌다.
결국 김상호의 방망이를 살리고 OB의 팀전력 극대화를 위해선 지명타자가 가장 현실적인 방안.
김상호는 "포지션 결정은 코칭스태프에서 알아서 할 사항이다. 프로에 들어와 지명타자로 뛴 적은 없지만 어떤 자리든 상관없다"며 담담하게 훈련에만 몰두하고 있다.
지난 13일 팀훈련을 시작한뒤 하루 500여개의 티배팅으로 타격감각을 조율중.
잠실구장 실내훈련장에 타구음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매섭게 스윙을 반복하다보면 다른 방망이보다 훨씬 무거운 1.5㎏짜리 빨간색 루이빌 배트는 금세 결이 나가 버린다.
팀내 최고참으로 타선의 선봉에 나설 `터미네이터'의 새카만 홈런타구를 올해도 기대해 보자.
[김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