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맞춤방망이' 시대 연다
기사입력 1998년 01월 25일 15시 41분
현대가 올시즌 국내 프로야구 최초로 `맞춤 방망이'를 사용한다.
`맞춤 방망이'란 말 그대로 특정 선수 단 한명만을 위해 주문 제작된 방망이.
양복으로 치면 기성복이 아니라 치수를 정확히 재 몸에 착 달라붙게 만든 맞춤옷인 셈이다.
현대는 최근 박재홍 이숭용 김경기 박경완 등 주축 타자 전원에게 각자 자신이 가장 아끼는 방망이 한자루씩을 제출케 했다.
그런 다음 손잡이와 공에 맞는 중심부분을 톱으로 잘라내 미국의 유명 방망이 메이커인 루이빌과 미즈노 본사에 보내 똑같이 제작해줄 것을 주문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질 방망이는 루이빌과 미즈노 200자루씩 총 400자루.
방망이는 겉으로 보면 모두 똑같아 보이지만 실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특히 그립의 미세한 촉감 차이는 타격 감각과 직결된다.
종전에는 완성된 방망이를 선수들이 만져보고 대충 손에 맞는 것을 골라 쓰거나 임의로 손잡이를 깎아내다가 방망이를 못쓰게 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다 보니 손에 맞는 1∼2자루가 부러질세라 애지중지 하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었다.
미국이나 일본 타자들이 벌써부터 자신의 손에 꼭 맞게 방망이를 주문해 사용한 것과는 좋은 대조가 된다.
현대 김재박감독은 "제몸에 맞는 방망이는 타자가 쥐어봤을 때만 안다. 꼭 맞는 방망이만 갖고 야구를 할 수 있다는건 커다란 행운"이라며 `맞춤 방망이'에 대한 기대를 표시했다.
[박진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