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코스트너] 몰락 하는가?
기사입력 1998년 01월 25일 15시 41분
케빈 코스트너가 추락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공개된 코스트너 제작.연출.주연의 영화 '포스트맨'은 시사회 관객들과 평론가들로부터 혹평을 받은 데 이어 첫주 흥행이 680만달러에 그치는 저조한 출발을 보였다. '엔터테인먼트'지 보도에 따르면 '포스트맨'의 제작비는 무려 8천만달러.
지난 90년 '늑대와 춤을'을 갖고 혜성처럼 나타나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을 거머쥐었을 때, 휘트니 휴스턴과 공연한 '보디가드'가 메가 히트를 기록할 때 사람들은 할리우드의 새로운 제왕의 탄생을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최근 사정은 급격히 변했다.
1억5천만달러의 제작비를 쏟아 부은 95년의 대작 '워터 월드'가 미국내에서 8천800만달러의 수입으로 본전 찾기에 실패한 것이 치명타. 사람들은 "더 이상 '묵시록 이후' 세계를 다룬 영화는 만들지 말라"고 입을 모았다.
'묵시록 이후(postapocalyptic)'란 멜 깁슨의 '매드 맥스' 시리즈처럼 핵전쟁으로 황폐해진 지구에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를 가리키는 표현.
그러나 "난 뭐든 할 수 있다"는 과대 망상에 빠진 코스트너는 다시 핵전쟁 이후 미국 기병대의 부활을 그린 '포스트맨'을 제작, 예정된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할리우드 인사들은 코스트너에게 소크라테스의 말을 인용해 "너 자신을 알고, 관객을 알라"며 "웬만하면 연출은 그만 두는 것이 좋겠다"는 충고를 보내고 있다.
또 "그에겐 액션 영웅보다는 정상적인 남자 역할이 어울린다"며 "'틴 컵'이나 '불 더햄'('19번째 남자'라는 제목으로 국내 소개)같은 로맨틱한 역할을 맡아 볼 것"을 권하는 목소리도 높다. 어쨌든 "멜 깁슨 흉내는 그만 두라"는 게 공통된 목소리다.
[송원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