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책] 가정주부가 펴낸 성교육서
기사입력 1998년 01월 25일 15시 41분
평범한 가정주부가 성교육서를 냈다.
원고를 읽어본 김수환 추기경은 "책의 내용을 세상에 많이 알리면 좋겠다"며 이례적으로 추천까지 했다.
전태자씨(38)가 내놓은 `혼자서는 아름다울 수 없는 사랑'(도서출판 예감)은 가정주부이며 네 아이의 어머니인 저자 자신의 경험과 체험을 바탕으로 한 `솔직한 성교육서'다.
전씨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다. 수녀가 되려다 결혼을 하게 돼 포기했지만 신앙심은 누구 못지 않다.
그런 그녀는 날로 세상이 성적으로 문란해지자 더이상 안되겠다 싶어 2년6개월이라는 시간을 들여 이 책을 썼다.
그러나 "도대체 세상이 왜 이러느냐"며 개탄하고 한탄하는 답답한 글은 아니다.
그녀가 주장하는 것은 `태아에게도 생명의 권리가 있다' `약물 등을 사용하는 인공피임보다는 자연피임을 하자'는 등의 현실적인 것들이다.
"그릇된 성문화와 갖가지 유형의 성폭행, 10대 임신, 쾌락으로서의 성행위 등에 대한 글입니다. 특히 인공유산의 문제점, 자연피임의 좋은 점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할애했습니다."
그녀는 도구나 약을 사용해 피임하는 것은 자연현상을 거역하는 행위라고본다. 자칫하다가는 자신과 배우자를 생식 불능자로 만들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전씨는 지난해 12월 김수환 추기경을 5시간이나 기다린 끝에 책의 원고를 보여줄 수 있었고, 지난 8일 다시 만나 인공유산 등의 문제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추기경님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계시지만 성직자이신 관계로 표현을 잘 못하시는 것같았습니다. 그러나 원고를 읽어보시고는 좋은 내용이니 세상에 많이 알리라고 격려해 주시더군요."
전문작가의 글이 아니라 그런지 글맛도 오히려 담담하니 괜찮다.
[이승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