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하] '명가재건' 선봉장
기사입력 1998년 01월 24일 15시 00분
"천당과 지옥을 넘나든 97년의 쓴 기억은 모두 잊었다. 올시즌에는 포항의 `명가 재건'에 밑거름이 되겠다."
강철군단의 `새 주장' 박태하（朴泰夏．29．포항）의 각오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월드컵축구팀의 후보 설움을 올시즌 프로리그 우승으로 풀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는 것.
박태하는 응어리진 설움을 풀기라도 하듯 요즘 연습경기에서 맹위를 떨쳐 새 주장으로서의 믿음직스러움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지난 20일 울산 현대와의 윈터리그 첫경기（1대0 승）서 결승골을 터트려 해결사임을 입증시켰던 박태하는 최근 연습경기에서 4게임 연속 골퍼레이드（5골）를 이어갔다.
그에게 97년은 다시 기억하고 싶지않은 악몽의 한해였다.
뒤늦게 막차로 합류한 월드컵팀에서 박태하는 최종예선 8경기 720분 가운데 마지막 20분을 뛴 게 고작이었다.
물론 대표팀에 뽑혔다는 것이 자랑스럽긴 했지만 `차라리 이럴바엔 소속팀에서 뛰며 연봉고과나 높여놓을 걸…'이란 자괴감이 적지않았다.
그러나 이젠 모두 잊기로 했다. 연봉협상에서도 백지위임장을 던졌다. 미련도 아쉬움도 모두 털어버리고 오로지 훈련에만 몰두키로 했다.
박태하는 6년만의 정상 탈환에 낙관적이다.
지난해는 라데 홍명보 황선홍 등 주축선수들의 궤도이탈로 고군분투했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이동국 정상남 등 걸출한 신인들이 많이 보강됐고 최문식 황선홍이 새로 가세함에 따라 팀이 한결 안정감을 찾았다.
자신만 예전같이 뛰어주면 그야말로 올해는 거칠 게 없다.
"월드컵팀 탈락의 위기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겠다."
인생의 역전드라마를 꿈꾸는 박태하의 98년 다짐이다.
[최성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