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1년만에 '고삐잡힌 검정망아지'
기사입력 1998년 01월 24일 15시 00분
@…`고삐풀린 검정 망아지.'
작년초 프로축구 전남 드래곤즈에 입단할 당시 바하（21．MF）는 영락없는 망아지였다.
아프리카 중에서도 생소한 시에라리온 출신의 `촌놈'이 뭐든 제 맘대로라 동료들도 그의 튀는 행동에 눈꼬리가 올라가기 일쑤였다.
게다가 체력은 0점이었다.
특히 바로 누운 상태에서 엉덩이를 축으로 다리와 상체를 동시에 들어올리는 복근운동을 할 때면 설설 기었다.
허정무 감독이 인상이라도 쓰면 두 눈에는 금방 눈물이 고였다.
어린 나이탓이기도 하겠지만 그의 체력이나 정신력은 거의 솜사탕이나 다름없었다.
결국 바하가 내세울 것은 공 다루는 기술 하나뿐이었다.
그런 그가 광양의 갯바람을 1년 맞더니 싹 달라졌다.
이젠 허감독이 내놓는 훈련프로그램 중에서 소화시키지 못하는 게 없다.
일반적인 체력훈련은 물론 그토록 피눈물을 흘렸던 복근운동도 문제없다.
게다가 지난 6일에는 광양의 백운산（1,218m）을 7시간만에 종주하는 팀의 산악 극기훈련까지 거뜬히 마쳤다. 그야말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셈이다.
허감독이 선수 하나 키워보자고 마음먹고 데려온 바하_.
발군의 골잡이 스카첸코를 내보내면서도 끝까지 붙들어 둔 그가 올시즌에는 또 얼마나 달라질 지 관심있게 지켜볼 일이다.
[최재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