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슈퍼리그] 장소연 '센터여왕' 부활 시동

기사입력 1998년 01월 24일 15시 00분


'센터 여왕' 장소연(24. SK케미칼)이 살아났다.
여자국가대표팀의 간판 센터 장소연이 무릎부상 후유증을 딛고 고향인 부산에서 재기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장소연에겐 데이콤배 98한국배구슈퍼리그 1차대회는 악몽의 연속이었다.
76년 몬트리올올림픽 동메달 획득 이후 21년만에 다시 세계 3위에 올랐던 97그랑프리국제여자배구대회에서의 '혹사' 때문일까.
공격종합 13위(26득점 81득권), 시간차공격 13위(32개), 블로킹 7위(18개)….
지난 13일 끝난 1차대회의 개인성적표를 받아보는 순간 장소연은 고개를 떨굴 수 밖에 없었다. '세계적인 센터' 장소연의 참담한 몰락이었다.
자신의 주종목인 이동공격(39개. 2위)마저 김한숙(담배인삼공사. 46개)에게 1위자리를 빼앗긴 것이다.
이쯤되자 소속팀 SK케미칼의 위상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LG정유와 이번 대회 우승을 다툴 것으로 예상됐던 SK는 LG정유(0대3패)는 물론 흥국생명(1대3패)에도 덜미를 잡히는 수모를 당했다.
무릎부상 후유증 탓도 있었지만 1년 내내 국가대표로 뛰다 다시 슈퍼리그에 '동원'되는 강행군이 그녀를 정신적인 방황으로까지 몰고 간 것이다.
"소연아, 부담갖지말고 뛰어. 힘들면 네가 스스로 교체를 자청해라."
위기감을 느낀 SK 유화석 감독의 간곡한 조언이 잇따랐다.
경남여고 시절부터 단짝인 세터 강혜미도 "우리 다시뛰자"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마음을 곧추세운 장소연은 최근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3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벌어진 효성전에서는 6블로킹에 2득점 14득권을 올리며 주특기인 이동공격에서 1위(51개)를 탈환했다.
그리고 공격종합 7위(35득점 105득권), 시간차공격 8위(41개)….
'센터 여왕' 장소연이 본격적인 재기에 시동을 건 것이다.
[부산=김 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