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보디가드 몸값 '가격파괴'
기사입력 1998년 01월 24일 15시 00분
'보디가드'들도 몸값의 거품을 빼고 나섰다.
IMF 부도 한파로 경호비를 종전가의 30∼50％까지 낮춰 받는 업체가 늘고 있는 것이다.
충용경호기획은 지난해말부터 평생회원제를 도입해 가격파괴 붐에 불을 붙였다.
회비 100만원을 내면 3일동안 무료로 경호를 해주고 추가로 경호를 의뢰할 경우 회원은 물론 가족까지 50％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한달 내내 24시간 밀착 경호할 경우 200만~250만원이면 가능하다.
업계에 따르면 이 때문에 채권자들로부터 신변을 지키려는 부도업체 사장들의 경호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충용경호기획 윤문기 경호기획 부장(30)은 "채권자들이 고용한 해결사들로부터 신변위협을 당하면서도 가격부담 때문에 계약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아 이같은 제도를 도입하게 됐다"며 "가격을 낮춘 대신 일거리는 두배로 늘어 소속 경호원들도 반기는 편"이라고 말했다.
오리엔트경호는 하루 8시간 경호에 14만원인 의뢰비를 8만∼10만원까지 내렸으며 한달간 24시간 밀착 경호하는데 드는 비용도 200만원선으로 낮춰 받고 있다.
이 업체는 이를 위해 소속 경호원 임금을 10％ 삭감하기까지 했다.
김홍성 사장(38)은 "신변의 위협 때문에 찾아온 이들을 비용 문제로 내몰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고 반문했다.
신생경호업체들도 가격파괴에 동참하고 있다.
최근 몇년새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신생 경호업체들의 경우 의뢰인들이 중견 경호업체로 몰리자 살아남기 위해 값을 내리지 않을 수 없는 처지인 것.
일부 업체들의 이같은 가격파괴는 그러나 경쟁업체들로부터 가격질서를 어지럽히고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주)탐경의 장명진 사장(32)은 "하루 8시간 경호에 15만원, 한달간 24시간 밀착 경호시 350만원을 고수하고 있다"며 "이를 내릴 경우 경호원들의 사기가 저하돼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경희 기자]
